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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FTA가 신 직업 시장을 연다
월드뉴스
2009-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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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천왕봉
지리산 천왕봉(해발 1915미터)
도무지 입을 열지 않는다.
묵상하는 근엄한 얼굴이다.
먼 발치에 까지도 보내는 인자함이 있다.
누구도 편들지 않는 절대적 평등이 있다.
지존중의 지존인 지리산의 초입에서 느끼는 감상이다.
멀리에서도 눈앞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이는 천왕봉이다.
물소리가 세상을 텅빈 공명으로 만든 계곡에 접어든다.
그 어드매로 숨어버린 것인지 희미한 형태조차도 내보이질 않는 천황봉이다.
중산리까지 단숨에 달려온 설레임이 막막하다.
천황봉이 하늘까지 데리고 숨어버린 것인지 등산길에서는 하늘도 안보인다.
입구에서 약 0.8키로 지점의 칼바위까지 폴폴 오른다.
칼의 형상을 한 바위가 지리산의 온화함을 닮았다.
그저 모양새가 준수하고 그저 수려한 미남의 모습으로 서있다.
산안에 있는 것 자체가 휴식이건만 칼바위앞에서 짐을 풀고 휴식한다.
가파른 경사길을 오르려는 힘의 비축이다.
칼바위 지나 계곡의 1.3키로지점에서 만나는 철제다리이다.
능선 가파른 법계사방향으로 진로를 택한다.
가벼이 생각하는 사람들의 범접을 허용하지 않으려고 길이 깎아지듯이 가파르다.
한발 옮기는데, 심호흡 한번이다.
산은 그 사람의 호흡을 보고서 진입을 허용하려나 보다.
천왕봉오르는 예행연습을 시키려나 보다.
기파른 행로를 불평없이 통과한 자만이 천왕봉에 도달할 수 있다.
법계사 바로 아래 로타리산장에 다다른다.
산길 오르는 내내 흔적도 자취도 없던 인적이 넘쳐난다.
지난 겨울에 꽁꽁 얼어붙어 있던 샘물도 넘쳐난다.
제법 큰 평수를 차지한 법계사 위의 평평한 바위에서 앉는다.
가파른 굽이길은 이미 천왕봉이다.
철쭉군락의 절정이었던 1700미터지점의 개선문을 통과한다.
내려오는 사람들이 "다왔다"고 인심을 베푼다.
여기까지 "다왔다는 것"이라고 화답하여 본다.
언어가 아니라 마음의 교환이다.
숨을 헉헉거리며 1800미터의 천왕샘에 당도한다.
목마른 갈증이 이제서야 깨우친다.
벌컹벌컹 두 바가지의 물을 들이킨다.
천왕샘에서 바라다보는 천왕봉의 얼굴은 "인자" 다 왔으니 하고 웃는다.
천왕봉의 가파른 절벽의 하얀 상징인 죽어 천년의 주목나무들이 호젓하다.
행여 자신을 쳐다 보지 않을까 조바하는 마음에서 "주목"을 외쳐 자신에게 시선을 모운다.
절벽의 절경에 감탄한다.
그늘 한점없는 천왕봉이다.
마음에 호사가 인다.
들떠 보고싶은 것이 너무 많아 눈감고 가만히 묵상을 할 수가 없다.
천왕봉 뒷 경사면의 칠선계곡의 굽이침이 한눈에 아름답다.
칠선계곡이 긴 휴식년을 풀고서 환하다.
인간이 법접하지 않는 곳에는 아름다움이 있는 것인가 보다.
먼 시야까지 펼친 풍경이 한 아름에 다 보인다.
무념무상이다.
겸허와 겸손만이 먼 풍경을 보게 한다.
이렇게도 작게 보이는 인간이 왜 그토록이나 오만하게 사는 것인지,
천왕봉 정상의 바위에 정좌한다.
옷 매무새 고치는 틈새 하나의 시간이 흘렀다.
세상이 온통 천지개벽을 하는 것인지,
순식간에 구름이 법계사 산자락을 깜깜하게 다 뒤덮어 버린다.
여세를 몰아 천왕봉조차도 뒤덮을 듯 산위로 몰려온다.
산 뒷면의 풍경은 아직 그대로 넓고 맑다.
천왕봉이 만든 경계점을 구름조차도 따르려는가 보다.
오판이다.
어디에서 그리도 급하게 달려온 것인지,
이제 그 경계점도 소용됨을 잃고 무용이 되었다.
하얀 구름이 사방으로 천왕봉을 에워싸고 있다.
처음에는 법계사방향에만 뒤덮었던 운무였다.
그 다음에는 칠선계곡 전체를 다 뒤덮고 있다.
구름은 인정에 따라 봐주기란 없는가 보다.
다만, 그 선후의 순서만 정하고 있는 것이다.
깜깜한 구름속에 앉아 세상을 단절하고 있다.
그 얼마나 바라던 마음의 단절이던가.
세상을 잊은 이 순간이 너무나 경이롭다.
천왕봉에 앉은 시간이 2시간을 지났다.
머물수록 더 크게 남아 있는 아쉬움을 거둔다.
장터목산장으로 하산한다.
해발 1.818미터의 통천문에 걸음을 멈춘다.
한 굽이에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능선은 또 다른 절경이다.
응달을 지키는 이정표이다.
장터목에서 중산리까지의 5.3키로이다.
이정표를 닮은 계곡에는 장구함만이 있다.
물의 세찬 흐름은 조금이라도 거슬리는 어떠한 미물조차도 다 쓸어 간다.
버티어 낸 바위만이 계곡을 메우고 있다.
긴긴 계곡의 맑은 물을 닮으라고 한다.
묵상하던 천왕봉이 그렇게 말을 하고 있다.
인간세계에서 그 맑음이 다 소진될 즈음에,
먼길을 달려 다시 자신을 찾아오라고 천왕봉이 인자한 손짓을 하고 있다.
정극원 취재기자
2009-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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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대통령 삶의 마지막 모습 사진을 보며
이장춘 취재기자
2009-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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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즈 와 박제가의 불황기 일자리 창출 정책
월드뉴스
2009-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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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방송인 명예의 전당 동영상
이장춘 취재기자
2009-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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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회 방송인 명예의 전당 헌정식 날에
이장춘 취재기자
2009-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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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와 여배우
월드뉴스
2009-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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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향로산
밀양 향로산(해발 976미터)
둥실 뜬다.
초저녁의 달이 그렇다.
떠오르지 못하는 인간이다.
가볍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달이 되지 못한다.
덩실 흐른다.
한 낮의 구름이 그렇다.
흐르지 못하는 인간이다.
너무 무겁기 때문이다.
그래서 구름이 되지 못한다.
너덜에 접어든다.
돌 위에 발을 내딛는다.
둥근 달을 밟는듯하다.
너덜의 돌이 길을 내준다.
돌에 남겨진 발자국이다.
누군가 남긴 흔적이 길이 되었다.
앞선 자의 배려인 것이다.
너덜에 손을 집는다.
하얀 구름을 잡는듯하다.
너덜의 돌이 세월이 된다.
구름처럼 뭉개를 만들었다.
너덜이 솜털처럼 부드럽다.
세월에 순응한 돌의 촉감이다.
세월의 고마움인 것이다.
산의 예고이다.
산에 너덜이 있음은,
정상의 길이 가파른 것이다.
너덜이 있어 산은 더는 흘러내리지 않기 때문이다.
너덜이 산의 정상에 일조하고 있는 것이다.
참나무의 군락이다.
너덜이 끝난 경계이다.
참나무의 영접을 받는다.
군무처럼 팔을 벌려 마중을 나온 것일까.
가파름이다.
헉헉 숨을 내뱉는다.
힘에 게울수록 뿜어내어야 하는 것임을,
사는 것의 지혜이다.
가질수록 더 많이 비워야 하는 것임을,
병풍을 펼친 거대한 바위이다.
바위가 단애를 만들었다.
그 터에 있는 전망대이다.
마치 초인종을 누르듯,
돌 하나를 툭 친다.
흐르다가 곧 멈추는 돌이다.
있던 곳을 떠나고 싶지 않은 것이다.
향로산이 행복한 것이다.
돌 하나도 떠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다.
돌은 하나의 켠이 될 것이다.
조각 하나가 골동품을 명품으로 만들듯이,
그 켠이 산의 전체를 완성하는 것이다.
숨겨놓아야 직성이 풀리는 듯,
능선 길을 가로막는 큰 바위이다.
바위를 핑계로 길을 돈다.
타원형의 굽이길이 된다.
길의 모서리에서 뒤를 돌아본다.
직선이었다면 곧장 갔을 것이다.
모서리가 있으니 돌아보는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눈높이의 소나무가 그저 푸르다.
사는 것은 곧 돌아보는 것임을,
붉게 치장한 참꽃이 화사하다.
자연조차도 꽃을 피워 돌아보는 것에 찬사를 보내는가 보다.
돌로 된 의자를 본다.
그 형상이 너무나 기묘하다.
산의 중턱에 놓여 있다.
앉으면 권좌가 될 것이다.
왕의 의자와 너무나 흡사하기 때문이다 .
앉으면 향로봉을 마주할 것이다.
정상을 올려다보라는 명령 같다.
앉아야 지난 시간이 떠오를 것이다.
삶을 되돌아보라는 명령 같다.
권좌가 아니라 일상의 의자가 된다.
묵묵한 산이 일세도 못가는 권좌에 친할 리가 없다.
가파름을 넘어 오른 능선이다.
눈에 보일 듯 바람결이 서두른다.
능선에서 전령처럼 앞서온 바람을 맞는다.
뜻 넓은 능선이 편을 가를 리 없다.
뜻 깊은 소나무가 능선의 편을 가르고 있다.
능선의 좌측은 응달이다.
능선의 우측은 양달이다.
능선의 좌측에는 바람이 없다.
능선의 우측에는 세찬 바람이다.
소나무가 오로지 우측에서 우람하다.
소나무가 바람이 갈 곳을 가리키고 있다.
소나무의 가지 끝을 타고 바람이 방향을 정하는 것이다.
문경 사불산의 소나무가 응달에서도 우람하다.
향로산의 소나무가 양달에서 바람을 호령하고 있다.
의연한 소나무가 문경의 사불산을 연역하게 한다.
향로산의 소나무가 그 의미를 전하고 싶었던가 보다.
사방에 적이다.
포위되어 경각의 생명이다.
병사는 포위를 뚫어 환희에 울 것이다.
돌아가면 그 용맹에 포상이 내릴 것이다.
사방에 산이다.
포위되어 풍경의 황홀함이다.
살필 수 있다면 벅차서 감격할 것이다.
하산하여도 그 풍경에 눈을 감지 못할 것이다.
정상에 올라 아늑한 점 하나가 된다.
사방을 포위한 명산들의 위풍이다.
천황산이 아직 억새에 잠겼다.
재약산이 검은 바위로 솟았다.
간월산이 범의 형상을 하고 있다.
신불산이 거함처럼 정박하고 있다.
영취산이 뿔처럼 하늘을 받치고 있다.
사자평의 사자후가 되어 달리고 있다.
토곡산이 돌 등대처럼 투박하다.
천태산이 용의 승천처럼 꿈틀거린다.
성난 노도는 뭍으로 향하는 것이다.
기대고 싶은 것이다.
솟은 산들은 향로산으로 향한다.
보태고 싶은 것이다.
일순 사라지고 마는 점이 된다 하여도,
정상의 황홀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
도무지 산의 포위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산행일: 2009년 3월 21일
정극원 취재기자
2009-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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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가된 토론토 한국 할머니
전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풍을 소개하라면 카나다의 총독관저옆에 있는 큰 정원을 추천할 수 있다.
10월말부터 시작되는 카나다 단풍축제는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을 불러 모운다. 필자가 카나다 방문중 가장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는 것은 단풍보다 더 아름다운 토론토의 신데렐라가된 한국 할머니 이야기다.
토론토는 인구 450만의 카나다의 최대 도시다. 이곳 토론토에도 한국 동포들이 상권을 형성하고 있는 한인타운이 있다. 주로 단층과 2층 건물이며 한글로된 간판들을 보고 있으면 마치 우리나라 지방 소 도시를 지나가는 기분이다.
비록 작은 점포들이지만 그 정도의 점포를 마련하기 까지 그들이 살아온 그 힘들었던 이민 역사가 얼마나 고된 삶이 였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곳 한인타운 근처에는 크리스트라는 작은 공원이 하나 있다.이 크리스트 공원이 바로 한국에서 이곳으로 온 한 할머니의 아름다운 사랑의 보금자리를 만들어준 공원이다.
할머니가 카나다로 오게된 것은 손자를 돌보기 위해서였다. 즉 아들 내외가 카나다에 이민와서 자신들의 집과 점포를 마련하기 까지 이들은 그야말로 죽기살기로 열심히 일을 하여 주택과 점포도 가지게 되었다.
그들은 지난날 돈을 모우기 위해 결혼한지 10년이 넘도록 아이를 갖지 않았다. 즉, 아이가 생기면 장사에 지장이 있기 때문에 일부러 임신을 피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어느덧 부인의 나이가 40이 되었을 때 임신을 하여 아들을 낳았다.
그러나 부인이 아이를 키우는 동안 남편 혼자서 장사를 하다보니 치열한 상권 경쟁에서 서서히 밀려나면서 그동안 저축한 통장의 잔고도 없어졌다. 이들 부부에게는 이 아이를 정성껏 보살펴줄 단 한사람의 일가친척도 없었다.
결국 이들은 한국에서 혼자 쓸쓸히 여생을 보내고 있는 어머니를 모셔왔다. 70을 바라보는 나이에 금쪽같은 손자를 안아보는 할머니는 하루하루 일과가 너무나 즐겁고 재미가 있었다. 아들 내외가 새벽일찍 출근하면 할머니는 도시락을 싸서 유모차에 손자를 태우고 집 근처에 있는 크리스트 공원으로 간다.
항상 정해진 벤치에서 손자의 재롱을 보다가 점심때가 되면 도시락을 꺼내 손자와 함께 맛있는 김밥을 먹는다. 그런데 할머니가 앉은 바로 맞은편 벤치에는 항상 꾀재재한 토론토의 한 노인이 앉아있다.
할머니가 보기에는 입고 있는 옷도 남루해 보이고 얼굴도 항상 수심에 차 있어서 할머니는 도시락으로 가져온 김밥을 아예 반을 꾀재재 노인에게 주어 버린다.
노인은 하루, 이틀 매일같이 할머니가 주는 김밥 맛에 푹빠져 할머니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지만 할머니는 영어라고는 OK라는 한마디밖에 못한다. 그래서 할머니는 꾀재재 노인이 말을 건넬 때마다 무조건 OK라는 말만 계속한다.
그리고 할머니는 매일같이 이 노인을 만날 때마다 첫 인사는 “꾀재재 영감 안녕하시오”하고 아예 꾀재재 영감이라고 부른다. 한편 할머니는 이 꾀재재 영감이 어디에도 의지할 곳 하나없는 불쌍한 처지의 노인으로 생각하고 항상 측은하게 여겨 동정이 갔다.
그래서 이때부터 도시락도 두개를 만들어 와서 한 개를 이 노인에게 주면서 “꾀재재 영감! 젊을 때 돈이나 좀 모아놓지 늙어서 이렇게 쓸쓸하게 사느냐! 마누라도, 자식도 없느냐!”하고 위로의 말을 해주지만 이 노인은 한국말을 한마디도 알아 듣지 못하고 그저 고개만 끄덕인다.
-동정에서 우정으로 그리고 우정에서 사랑으로-
시간이 갈수록 두 노인은 친한 친구가 되어 갔다. 비록 서로가 상대방의 하는 말은 안통했지만 두 사람이 온갖 손짓 발짓 다하다보면 결국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는 즉 말없는 대화가 이루어진다.
특히 이 꾀재재 노인이 할머니에게 깊은 관심을 가지게된 이유는 손자를 즐겁게 돌보는 그 아름다운 심성과 그리고 자신을 측은하게 여겨 매일같이 김밥을 만들어 오는 아름다운 심성에 깊은 감동을 받은 것이다.
또한 불쌍한 처지의 사람에게 온정을 베풀 줄 아는 한국 할머니의 그 아름다운 마음씨에 큰 호감을 받은 것이다. 한편 할머니는 매일같이 하는 손짓 발짓 대화에서 이 꾀재재 영감이 부인과 사별후 독신으로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또한 이 꾀재재 노인도 할머니가 역시 독신으로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어 결국 두 노인은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며 더욱더 친한 친구가 되었다.
꾀재재 노인이 기분이 매우 좋은날은 할머니에게 가끔 노래도 불러주지만 OK라는 말밖에 못하는 할머니는 그 노래가 도대체 무슨 노래인지 알아 들을 수 없다고 손을 흔들며 연신 OK OK만 한다.
할머니도 이에 질세라 할머니가 좋아하는 노래 즉 아들이 평소 어머니가 꼭 배울 찬송가라며 찬송가 테입을 어머니께 드렸다. 할머니는 시간 날때마다 이 테입을 틀어놓고 배우는데, 그 가사를 도무지 외울수가 없다. 그러나 뒤의 후렴가사와 곡은 완전히 외우고 있었다.
이 찬송을 듣던 노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영어로 함께 따라 부르니까 할머니는 “아니 꾀재재 영감이 내 노래를 어떻게 알고 따라 부르시오”하고 반겨했다.
한편 이 노인은 할머니가 찬송을 부르는 것을 보고 교회에 나간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난후 전보다 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할머니는 토론토에 와서 주일날은 꼭 아들 내외를 따라 교회에 나간다.
예수님이 누구인지도 모르지만 오직 교회에 나가야만 우리 동포들을 만날 수 있고 또 그들과 친구가 되기 위해서는 찬송도 꼭 배워야 된다는 것을 알았다. 한편 할머니가 꾀재재 영감을 만난지 몇 개월이 지난 어느날 할머니는 꾀재재 영감으로부터 평소와 좀 다른 이상한 손짓 발짓을 보게 된다.
그 손짓 발짓을 자세히 관찰해보니 자기와 결혼을 하자는 즉 청혼을 하는 것이었다. 깜짝 놀란 할머니는 담박에 이 노인을 째려보며 “ 이 꾀재재 영감! 우리가 지금 나이가 얼만데 남세스럽게 결혼을 하자는 거냐! 말 친구가 되어 주었는데 그동안 엉큼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느냐!”하고 버럭 화를 내고 유모차를 획돌려 벤치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꾀재재 영감은 할머니의 옷 소매를 붙잡고 눈물을 글성거리면서 사랑의 고백과 애원을 했다. 그러나 할머니는 그 애원이 도대체 무슨 말인지를 알아들을 수가 없으니 계속 남세스럽다면서 “이놈의 영감이 그동안 나의 동정심을 이렇게 배신할 수 있느냐!”하면서 다시는 안본다면 발길을 획돌렸다.
그리고 할머니가 유일하게 할줄아는 영어 한마디 OK! OK!하고 고함을 지르고 뒤도 안돌아보고 집으로 왔다. 그러나 꾀재재 영감은 할머니가 갑자기 큰소리로 OK! OK!하자 자신의 청혼을 받아 준 것으로 착각하고 기쁨 마음으로 돌아갔다.
-사랑의 고뇌에 빠진 할머니-
한편 할머니는 이날밤을 거의 뜬눈으로 보냈다.
할머니는 다음날도 하루종일 집에 있으면서 눈물을 글성이며 청혼을 하던 꾀재재 영감의 모습이 자꾸만 눈앞에서 어른 거렷다.
이틀이 지나면서 할머니는 꾀재재 영감에 대한 배신감이 눈녹듯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었다. 그리고 꾀재재 영감에 대한 불쌍한 생각으로 할머니의 머리가 더욱더 아파갔다. 그러나 다음날 할머니는 다시 마음을 고쳐먹고 결단을 내렸다.
결혼 상대자가 한국 사람도 아닌 코쟁이 영감한테 내가 어떻게 남세스럽게 결혼을 하겠느냐! 절대 결혼할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한편 꾀재재 영감은 매일같이 공원에 나와 할머니를 애타게 기다렸다. 분명 나에게 OK! OK!하고 갔는데 왜 나타나지 않을까. 노인의 절망감은 날이 갈수록 더해 갔다.
그런데 할머니도 큰마음 먹고 절교를 선언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꾀재재 영감에 대한 연민의 정을 끊을 수가 없어 다시 깊은 수심에 빠져 들었다.
할머니의 얼굴에 갑자기 수심이 가득찬 것을 눈치챈 사람은 며느리였다. 매일같이 옷을 단정히 입고 공원에 가던 시어머니가 일주일째 집에서 아이를 보면서 웃음을 잃어버린 그 처량한 모습에 며느리는 같은 여자이 입장에서 시어머니가 숨기고 있는 그 무엇을 알아차렸다.
며느리는 즉각 남편에게 귀뜸을 했다.
즉 어머니의 신상에 말못할 중대한 사랑의 고민이 생겼으니 당신이 빨리 해결해 주라고 다그쳤다.
그러나 남편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펄쩍 뛰었다.
한편 할머니는 꾀재재 영감이 오늘도 자신을 눈이 빠지도록 기다리고 있을 것을 생각하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한편 아들은 어머니의 얼굴이 불과 열흘 사이에 크게 수척해진 것을 보고 어머니를 붙잡고 어머니의 고민이 도대체 무엇인지를 제발 속 시원하게 말좀 해달라고 애원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아무일 없다고 딱 잡아뗐다. 다음날 아들은 다시 어머니에게 매달렸다. 엄마와 자식간에 숨길 일이 무엇이 있겠느냐며 계속 졸라댔다. 그러자 어머니는 크게 한숨을 쉬고나서 이것이 소문이 나면 남세스러워서 어떻게 살겠느냐며 근 몇개월간 지속되었던 모든 이야기를 다해주며 절때 비밀로 하라고 아들을 다독거렸다.
아들은 어머니가 그동안에 겪었던 그 노인과의 아름다운 우정의 관계와 그리고 사랑의 번민을 다 듣고나서야 비로서 크게 호탕하게 웃으면서 어머니를 껴안았다. “어머니 하루빨리 결혼 하십시오. 어머니의 결혼은 하나님께서 짝을 지어주실 모양입니다.
빨리 서두릅시다. 내가 어머니의 결혼을 위해 열심히 기도할 것입니다.” 그러자 어머니는 “예야 내가 지금 이 나이에 남세스럽게 그것도 코쟁이 영감하고 어떻게 결혼 하겠느냐 너 주위에 아는 사람들이 우리집안을 어떻게 보겠느냐! 다 없던 일로 하자”고 했다.
그러자 아들은 어머니의 결혼을 절대 비밀로 하고 양가 가족만 참석하는 것으로 의논해 보자면서 어머니의 재혼을 진심으로 기뻐하며 환영한다고 다시한번 어머니를 힘차게 껴안았다.
한편 그동안 꾀재재 영감은 매일같이 공원에 나와 할머니와 즐거운 대화를 나누엇던 지난날을 회상하며 벤치에 앉아 하염없이 할머니를 기다렸다. 드디어 할머니는 아들의 전폭적인 지지에 용기를 얻어 10일만에 다시 크리스트 공원으로 나갔다.
멀리서 유모차를 밀고오는 할머니를 발견한 꾀재재 영감은 손살같이 뛰어가 담박에 서양식으로 할머니를 포옹할려고 달려들었다. 그러나 할머니는 항상 하는 말인 남세스럽다며 꾀재재 영감을 확 밀어버리면서 할머니의 유일한 영어 한마디 OK라고 했다.
-고목(古木)에서 아름답게 피어난 한쌍의 꽃-
이렇게하여 서로가 그토록 애간장을 태웠던 두 노인은 사랑의 결실을 맺어 할머니의 요구대로 극비밀리에 양가의 가족만 참석하는 조촐한 식을 올리게 되었다. 그런데 이날 호텔에서 진행된 결혼식에서 할머니는 또한번 가슴을 쓸어내리는 놀라움을 겪었다.
검은색 턱시도 예복에 모자까지 쓰고 나타난 신랑을 보는 순간 할머니는 혹시 신랑이 바뀐 것이 아닌가 하고 겁이 덜컥났다. 항상 꾀재재한 옷차림의 모습만 보다가 오늘의 모습이 너무나 다르게 보여 할머니는 의심의 눈으로 신랑을 다시한번 빤히 처다보았다.
그러자 신랑 꾀재재 영감이 할머니의 의심에 찬 눈치를 알아 차리고 손으로 자신을 가르키며 서투른 한국말로 “나 꾀재재 영감이여”하면서 윙크를 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또 한사람이 놀란 표정을 지었는데 바로 할머니의 아들이었다. 그 이유는 신랑측 축하객으로 참석한 사람들이 과거 TV화면과 신문에서 자주 보던 사람들이었다.
바로 전 토론토 시장이 참석했고 그리고 토론토의 재벌회장들이 참석했다. 아들은 뒤늦게 알게 되었지만 새 아버지가 토론토의 10대재벌에 한 사람이었음을 결혼식장에서 처음으로 알았다는 것이다.
사실 이 꾀재재 노인은 부인과 사별후 그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크리스트 공원에 나와 명상과 사색의 시간을 가졌는데, 우연하게도 한국 할머니와의 인연이 맺어진 것이다.
한편 결혼식 다음날 카나다의 한 신문에는 “토론토의 신데렐라가 된 한국 할머니”란 제목으로 이 두노인의 아름다운 인연을 보도했다.
이상과 같은 내용을 안드레 명상에 제보한 사람의 말로는 수년전에 토론토 신문에 이 기사가 보도되었다고 하면서 그 할머니의 근황에 대해 자신도 알길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필자는 토론토 한인회 심재권 사무장과 토론토의 한국일보 김운영 사장 그리고 토론토의 중앙일보 편집국장에게 이 할머니에 대해 문의했으나, 그들은 이런 보도를 본 일이 없다고 하면서 아마 다른 지역 신문에 보도가 된 모양이라고 했다.
이것은 바로 앞에서 언급된데로 할머니의 요청에 의한 그야말로 비밀결혼식 때문이였다고나 할까…… 필자는 두 노인의 아름다운 사랑의 보금자리였던 크리스트 공원을 찾아 보았다.
공원 규모는 작았으며 한인타운이 근처에 있고 특히 노인회관이 공원 가깝게 있어서 할머니가 그동안 꾀재재 노인과의 교제를 할 때 매우 신경이 쓰였던 것으로 짐작이 갔다. 이들이 늘 앉았던 그 사랑의 벤치는 어느 것인지 알수 없었고 벤치마다 아름다운 만추의 단풍 낙엽이 우수에 젖고 있었다.
나는 공원을 떠나오면서 할머니의 아들이 어머니께 한 말이 갑자기 생각났다. “어머니의 결혼은 분명 하나님이 짝을 지어준 것입니다. 내가 열심히 기도하겠습니다.”…… 전세계 그 어떠한 유명 결혼 상담소도 이처럼 아름다운 짝을 만들지는 못할 것이다.
글 : 김수호 (안드레 명상 발행인)
※ 필자의 동의없이 이 글을 전재 또는 복제시는 법의 저촉을 받습니다.
안드레 명상 94호에는 미국 남 뉴저지의 체리힐 제일교회 찬양대 김남옥 집사가 루게릭 병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그의 아내 윤화영씨에게 드리는 글이 게재되었다.
이 글은 수많은 독자들이 가슴이 메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또한 이분들은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윤화영씨 생명 연장을 위해 기도를 했다고 휴대폰 문자와 이메일을 보내왔다. 또 어떤 사람은 너무 기독교 신앙적인 이야기는 좀 삼가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교회를 다니지 않기 때문에)
안드레 명상을 부산 성가단 대원들에게 배부한다는 부산 성가단장 배재인 장로는 다음과 같은 제의를 해왔다 안드레 명상의 독자들이 1년에 한 번씩 모여 명상의 시간을 갖자고 했다.
(마치 천주교인들의 모임처럼) 배재인 장로는 안드레 명상을 각자마다 한 번 읽어보는 것으로 만족할 것이 아니라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의 단체모임을 통해 신앙의 인생에서 교제하며 명상과 사색을 통해 대화를 나눈다면 우리들의 인생관은 신앙인으로서 더 넓고 풍요로워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드레 명상을 항상 아들로부터 전해받아 읽어본다는 어느 교회 할머니 권사는 우표값이라도 보태주고 싶다고 했다.
내 주머니에 천원짜리 한 장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지만 이것도 모우면 나도 문서선교에 참여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싶다고 솔직한 표현을 했다.
안드레 명상에 우표값이라도 보내고 싶다는 할머니의 요청을 받아 드려 처음으로 통장계좌를 개설했음.
국민은행 268802-04-031127
※ 안드레 명상은 예산관계상 2개월에 한 번씩 발행하며 이번 95호는 제반 사정으로 발송이 늦었음을 양해 바랍니다.
- 안드레 명상을 전도지로 사용할 때는 전체를 그대로 복사해서 사용해도 무방합니다. 그러나 부분적으로 발췌 복사 사용은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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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뉴스
2009-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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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애국주의( job Patriotism)의 현상
월드뉴스
2009-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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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토곡산에 낙동강 7백리가..
정극원 취재기자
2009-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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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해(死海) 보고서. [제1편]
사해(死海) 보고서. [제1편]
지구의 생성연령이 약46억년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층 탐사로부터 수차의 빙하기와 해빙기가 기록되고 있는데 현제는 지구의 해빙기 시즌 시대에 우리 인류가 살고 있다.
지구전체중 바다가 2/3를 차지하는데 민물을 합산한 수치다.
지구의 해빙기를 따라서 인간생활의 운송수단 인 동력과 땔감을 연료로 사용하는 화석연료로부터 발생되는 대기 공해가 대자연 환경에서 정화하는 능력을 넘어서는 대기공해 오염 량이 반세기동안 계속 축적되고 있다.
현대문화의 원목가공 량이 육림의 한계점이 달하여서 숲은 벌목에 의해 점차로 사막화되면서 대기공해가 시가지의 연무현상이 끊일 날 없고 숲속의 산소동화작용과 광합성운동이 활발하지 못하는가 하면 산성비로 인하여 초원과 숲속의 자생능력이 눈에 띠이게 감소되고 있다.
바다는 육지에서 발생되는 공장 폐수와 가정의 오폐수. 축산폐수. 폐자재 등으로 연해지역을 오염시키고 먼 바다까지 바다 생태계가 파괴되어 왔다.
지구가 공해로부터 앓고 있는 병명을 지구온난화라 한다.
공해의 원인은 육지로부터 시작되었지 만 회생이 불가능하게 중병을 앓고 있는 곳은 바다다.
수년전부터 남극상공에는 오존층의 파괴로 발생된 둥근 테가 해가 갈수록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이마저 육지에서 배출하는 프레온가스 냉매의 원인으로 밝혀졌다.
파괴된 오존층으로 태양의 가시광선이 직접 통과하여서 지구대기층의 기온이 상승되고 있으며 지구성층권의 불규칙기류에 의해서 해수면의 수온이 상승되어서 지구촌에서는 대지를 뜨겁게 달구는 가뭄이 계속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잦은 홍수와 장마로 예고 없는 환경재해가 발생되고 있다.
그리고 지구의 허파로 불러지는 브라질의 아마존 강 유역의 열대밀림이 무자비한 벌목꾼들에 의해서 밀림의 습지 기능이 황폐화 되고 있다.
학자들의 예측이 현실화로 실증되는 남극과 북극의 만년설이 불과 4~5년 내로 녹아서 없어진다는 우려에 인간의 능력으로서 예방대책을 할 수 있는데 까지 최선을 다 해야 갰다.
지구온난화로부터 받게 되는 피해를 바다가 제반 다 받고 있다.
이대로 방심이 계속되면 지구의 모든 생명은 죽음의 무덤이 예상된다.
그리고 지나친 바다오염이 이상 바이러스 생성으로 바닷물마저 사라질 우려도 상상해봐야 한다.
태양계에서 유일하게 생명체를 가진 행성이지만 지구와 가까운 화성에서 목재와 물이 흐르는 흔적이 알려지면서 물이 사라진 화성의 의문점과 원인이 어쩐지 마음에 걸리게 한다.
세계선진 문화권과 국내에서 진행되는 저 탄소 녹색성장 운동은 시작과 목적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육지로 부터 시작하여 육지에서 미처리된 대기공해 축산 및 공장폐수. 가정의 오폐수. 폐기물의 바다 유입을 완전 차단하는 감시대책을 수립하여야 한다.
정기보 취재기자
2009-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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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청량산
청량산(해발 870미터)
산에는 본래가 있다.
산에는 닮음이 있다.
산에는 경이로움이 있다.
그 경이로움 때문에 절망한다.
청량산에서 이 모든 것을 만난다.
산의 본래를 본다.
도산서원을 지나 휙 돌아서는 구비를 넘는다.
먼 눈높이의 청량산 산봉들을 어엿한 미소로 만난다.
위용을 내보이는 큰 바위를 먼저 올려다 보는 것이 아니다.
곁가지처럼 솟아 있는 작은 바위들과 먼저 눈인사를 나누게 된다.
아담한 바위와 만나는 미소가 마음에 음미의 시간을 준다.
소나무는 마치 바위위에 자라나는 나무인 듯 바위산의 중턱을 감싸않고 있다.
소나무의 푸르는 기개들이 산 전체를 아스라하게 다 감싸고 있다.
그 바위 뒤의 한 곳을 향하여 손을 내저으니 가파른 경사의 길이 하얀 웃음으로 융단을 깔고 있다.
그 곳에 청량사가 숨어 있다.
급경사이다.
마음은 서둘고 몸은 더디다.
그래서 마음이 먼저 산을 만나는가 보다.
청량사의 대웅전인 유리보전(현판은 공민왕의 글씨)이다.
그 앞에 풍경과 절정의 조화를 이루는 세 개의 가지로 서 있는 소나무가 있다.
이름하여 삼각우총이다.
가파른 터에 엄두도 낼 수 없는 불사를 할 때,
세 개의 뿔을 가진 힘센 소가 목재를 다 날라와서 절을 완공하고서 죽었단다.
그 무덤위에 소나무가 한 그루 자랐는데,
소의 뿔처럼 세 개의 가지라 삼각우총이라 부른다.
청량사에 실증하는 애틋한 전설이다.
맑음은 혼자서 만들지 못하는가 보다.
짙은 안개를 뚫고서 여미듯이 얼굴 내미는 산자락에 맑음이 있다.
어둠을 물리친 새벽 여명의 밝음을 주도하는 산공기에 맑음이 있다.
그 어디가 진원지인지도 모르게 흘러내리는 계곡의 물에 맑음이 있다.
높은 산중턱에 자리한 청량사에서 이 모든 맑음을 일상처럼 만난다.
유리보전 앞에서 맑은 마음이 되어 산의 본래를 만난다.
누군가가 '산의 본래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감히 '청량산이다'라고 말할테다.
닮음을 본다.
유리보전의 좌향을 따라서 길게 앞을 내다본다.
허공같은 깊은 계곡 하나 너머에 높은 산이 여름 무성한 덩쿨의 꼬임으로 안온한 우뚝함으로 서있다.
그 산에 의하여 고마움과 감탄을 만난다.
절보다 더 높은 앞산을 만나게 되는 경우가 드문데,
그냥 더 높은 것이 아니라 더 높이에 쏫아 있으면서도 기막히게 절을 떠밭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산때문에 급경사 올라 당도한 높은 곳에 위치한 절경관을 절감하게 만든다.
주관을 개입하자면 청량산의 비경은 바로 그 앞산이다라고 말 할 것이다.
유리보전 바로 뒤로 난 정상을 향하는 오솔길에 접어든다.
오르면서 좌측에 원형같은 통바위에서 시선을 접을 수가 없다.
생성 이후로는 어느 인간의 범접도 허락하지 않은 듯 태고가 묻어 있다.
거창에 의상봉(해발 1.046미터)이 있다.
청량산 정상의 이름도 의상봉(혹은 장인봉)이다.
정상의 이름이 같다.
정상을 오르는 길이 너무나 닮았다.
기로를 정하는 능선인 뒤실에 바람의 소통을 만난다.
이 능선이 거창의 의상봉 바로 아래 능선과 또 닮았다.
닮음에 대한 연상이 다 끝나기도 전에 정상을 향하는 좌측의 길을 힘차게 밟는다.
이후 의상봉(장인봉)에 이르는 산길에 힘찬 밟음은 없다.
어즈버 조심스러운 걸음만이 있다.
깎아지른 산봉우리와 산봉우리 사이를 오르락 내리락 하여야만 정상에 이를 수가 있다.
지금은 구름다리가 휘영청 산봉우리를 이어주고 있다.
급전직하 백미터 이상을 거의 수직으로 내려간다.
내려간 것 보다 더 가파른 경사를 또 오른다.
지리산의 장터목에서 천왕봉으로 오르는 길목의 통천문을 닮은 바위틈새로 하늘을 보면서 오른다.
정상이 그렇게 호락하지 않는다.
아마도 마음비우지 못하는 인간에게 몸지침을 만들어 겸허하게 만드려나 보다.
그 몸지침으로 정상에 서서 사방을 호흡한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자소봉(해발 840미터),
경이롭다.
다시 뒤실까지 돌아와 자소봉으로 향한다.
곤함을 잊으려 소나무잎 한 웅큼을 입에 넣고 씹는다.
자소봉 바로 앞 큰 바위들이 하늘에 먼저 닿으려는 듯 다투고 있다.
그 봉우리의 산정에 앉아 긴 휴식을 누린다.
앉은 사자의 형상을 한 바위가 내려보고 있다.
청량산의 절경을 가장 잘 볼 수가 있는 봉우리이다.
그 봉우리의 이름을 지어준다.
사자를 올려다보는 바위라 하여 '앙사봉'이라고,
앙사봉이라 이름 불러주니 기쁜 화답이라도 하 는 듯,
사방으로의 바위절경을 한 눈에 다 보여준다.
산에 턱하니 걸치고 있는 것은 경이로움뿐이다.
산에 가면 인간은 시인이 된다.
경이로움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산에서는 무슨 말을 하여도 다 '시인'하게 된다고 말을 하면서 한바탕 웃음을 만든다.
경이로움 앞에서 박장대소하고 있다.
절망한다.
형용할 수 없고 형언하지 못하는 절경을 뒤로 하고 하산을 한다.
청량산 그 어디에도 앉으면 명소가 되고 머물면 다 비우게 된다.
계곡에서 마음을 뗄 수가 없다.
몸이 떠날 수도 없다.
그래서 절망한다.
희망을 잃어 절망하는 것이 아니라 경이로운 경관을 두고 되돌아 가야 하기에 절망하고 있다.
원점에 되돌아 온다.
산초입의 나무의자에 앉아 한없이 산을 올려다 본다.
이 세상에 가치없는 산이 어디 있으며,
나름대로 의미없는 산이 어디 있으랴만,
산의 품평회를 연다면 장원으로 뽑는데 주저하지 않겠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그리하여 더 큰 절망을 한다.
산에 와서 처절한 절망을 느껴본다.
정극원 취재기자
2009-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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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에나르크 양성은?
월드뉴스
2009-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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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봄 처녀
詩. 봄 처녀
찬바람이 떠나고 없는 북쪽에는
자욱한 안개가 길을 메우고
창 넘어 봄맞이 들녘에는
초록 빛 새싹이 돋았다.
봄이 오면 논두렁에 섰다.
북 덤이 속에 고이 돋은
새싹 찾아
봄 처녀 논두렁에 섰다.
냉이. 달랭이. 쑥 캐는 처녀
숫총각 이라면
설 레이는 마음.
아름다운 추억에 섰다.
봄 처녀
그리움이 되어서
사랑의 싹이 트는
이 이야기 저 이야기
나물케는 꿈의 저 아가씨
봄 찾아 행복으로 왔다.
봄 찾아 사랑으로 왔다.
정기보 취재기자
2009-03-11
-
한국인의 해외여행 “소주와 오징어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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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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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표가 30년전에 찾아가 참석한 곳
이장춘 취재기자
2009-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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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닮고 싶은 까닭,
정극원 취재기자
2009-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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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산업을 세계 10권 국가로 키우고자 한다면
월드뉴스
2009-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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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스 히딩크의 투잡스
월드뉴스
2009-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