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09-04-01 09:20:52
기사수정
▲ 연세대학교 직업평론가
저축이 미덕이던 시절. 1960년대 한국인들은 저축을 하여서 목돈을 만드는 일에 매진한다. 저축이 최고라고 믿었다. 태국 정부가 저소득층을 위해서 경제회복 자금이라고 하면서 수표를 준다. 소비를 바라고. 그것으로 경제가 활력을 얻게 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태국 저소득층은 돈을 소비하지 않았다. 이 시대 풍경은 2009년 3월의 경치다. 그들은 저축을 한다. 마치 한국인들이 1960년대 저축이 미덕이라고 생각 하고 은행에 구좌를 만들 듯이, 이들은 은행을 찾아 간다.

경제학자 케인즈는 라디오 방송을 한다. 1931년에 그가 한 방송은 소비를 장려하는 방송, “여러분 소비를 해야 경제가 회복됩니다.”라는 말을 강조하여 방송을 한다. 이는 맞는 말이었다. 1929년 경제 대공황이후 얼어붙은 경제는 소비가 늘자 일자리가 창출되고 이어서 경제가 회복이 된다.

소비덕분이다. 소비를 하면 물건의 재고가 작아진다. 경제행위를 통해서 이익을 남기려는 그들은 더 열심히 경제행위를 한다. 케인즈의 이런 소비 부추김은 당시의 시대 상황에 적합한 이야기가 된다.

그는 경제 행위를 통해서 돈을 벌려는 사람들의 심리를 너무나 정확하게 읽은 것이다. 소비를 늘려서 고용을 창출한 것이 케인즈의 고용 정책아이디어였고, 이는 시대에 적중한 정책이 된 것이다.

2009년 지금 이런 라디오 방송을 대놓고 하는 전문가들이 많지 않다. 1929년의 공황과는 다르기에 그런지 모른다. 하지만 너무 소비가 얼어붙는 중이다. 생산 소비가 이뤄져야 경제는 순환하는데 한축이 막혀 가는 중이라서 지금 우리나라는 불황의 국면에 진입중이다. 이런 시대 상황은 타개돼야 한다.

누군가는 케인즈 같은 이야기를 강조해야 한다. 그래야 경제의 한축인 생산이 이뤄진다. 생산과 소비는 쌍두마차다. 후쿠이 다케오 사장은 2009년 3월에 이미 1,400억 엔의 이익을 내는 혼다자동차를 이끌면서 소비자의 소비가 중요하다는 것을 스스로 체감하는 중이란다.

그러고 보면 경제정책에 정답이 존재하는 것 같지는 않다. 문제는 시대별로 시장이 요구하는 것이 다르다는 점이다. 그 시대를 읽고 적절한 경제 정책을 위한 탐색을 하여야 한다. 소비가 미덕이라면 소비를, 저축이 미덕이라면 저축을 장려할 일이다. 세상의 모든 일은 상대적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절대적인 일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부 채가 많은 나라는 경제 회복이 더디게 된다는 점이다. 미국을 보라. 미국의 일 년 국내 총생산이 14조 달러인데 아마도 지금대로 가면 미국의 국가 부채가 20조 달러가되는 것은 시간문제인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는 소비만이 미덕은 아닐 것이다. 무슨 방향을 선택하든지 간에 그 시대의 국가의 내재적인 힘을 생각해야 한다. 부채가 너무 많으면 저축을 해서 부채를 줄여 가면서 소비를 해가야 한다.

케인즈만이 우리에게 메시지를 주는 건 아니다. 18세기에 이미 한국의 실학사상을 전파하는 데 앞장선 한국역사속의 인물, 박제가 같은 인물도 존재한다. “북학의”라는 그의 저서에서 이렇게 말한다.“

무릇 재물은 우물과 같다. 퍼내서 사용하면 다시 물이 고인다. 하지만 안 퍼내면 그냥 우물의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다. 비단 옷을 사 입는 분들이 많아야 비단옷 만드는 이가. 바느질을 하는 이들이 벌어먹고 살게 된다”고 한다.

그렇다. 그도 소비를 해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불황기의 고용 창출정책이 됨은 강조한 것이다. 비단을 사는 사람, 비단옷을 입는 사람이 활발히 경제행위를 해야 고용이 생긴다고 설파한 것이다. 지금 같은 불황(不況)기에는 시장에서 소비와 저축이 동시에 균형점을 갖고서 작동하게 해주는 속에서 오늘의 불황을 극복하는 원천을 찾아 낼 수 있다.

저축만을 강조하기보다는, 소비와 저축을 병렬적으로 생각 하면서 경제 정책을 해가야 일자리가 생긴다. 신규 일자리의 파생은 다시 소득의 재분배를 가져와서 새로운 정규직 일자리를 만들고 소비 주체로 개인과 가정이 작동하게 될 것이다.

케인즈와 박제가의 음성 속에 담긴 메시지를 지금 경제 정책을 펴는 분들이 골고루 들어서 직업 신규 창출의 파워를 발휘해 갈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nnguk@yonsei.ac.kr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worldnews.or.kr/news/view.php?idx=2296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