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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9-03-28 11:3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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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성 칼럼니스트
김치가 제 맛을 내는 데는 다섯 가지 어려운 고개를 넘어야 한다고 한다.

첫째, 밭에서 분리되는 선택을 경험하는 것이다. 지난날의 편안한 밭을 벗어나 김치는 분리된 체 어디론가 실려 가야 하는 운명을 이겨내야 한다.

두 번째, 그냥 야생배추를 소금에 절이는 단계를 거친다. 여기서 김치는 부드러워 지는 시기를 만나게 된다. 아무 소리하지 않고 수없는 시간을 견디어야 한다.

세 번째 , 배추는 매운 고춧가루등 양념들을 만나서 이들을 인내하고 머금은 체 다양한 맛을 받아 들여야 하는 단계를 거친다. 이 단계에서는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눈물을 흘려야 한다고 한다. 담백한 배추가 받아들이는 고춧가루 등이 매워서 울어야 한다.

네 번째 ,배추들은 김치를 담그는 사람의 손에 의해서 담가진체로 숙성되는 시간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김칫독에 담아 진체 추운 마당의 한구석에서 겨울을 견디어야 하는 시기를 거쳐야 한다.

다섯째, 김치들은 사람들의 식탁에서 이빨에 씹히는 순간을 만나서야 제 맛을 내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배추가 밭에서 선택되어 김치가 되는 다섯 단계라고 말한다. 이런 다섯 고개를 넘으면서 고뇌와 불편을 인내해야 비로소 배추는 맛을 제대로 내는 김치가 된다.

직업인으로서 여배우가 되는 과정도 야생(野生) 배추가 김치 되는 과정과 흡사 하다는 생각을 한다. 다수의 지망생, 최근에 우리나라 한방송사에서는 는 277대 1의 경쟁을 이겨내고 배우로 선택되야 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고 한다. 방송사의 공개 오디션이나 기획사의 배우 스카우터들에 의해서 선택되는 첫 번째 과정, 연습을 통해서 연기를 배우면서 아무 소리 못하고 소금에 절이는 시간 같은 배우의 기본기를 익히는 두 번째 시간, 배우 한 명당 1억원정도를 투자해서 맵고 짠 고춧가루등 양념을 버무른 것같은 다양한 실제 연기를 시작하면서 스스로 자기 홍보도 해가야 하는 세 번째 과정을 거쳐가야 한다.

감독, 연출자등에 의해서 캐스팅을 기다리면서 여배우 의 50%이상이 월수입 일백만원도 안되는 상황에서 세월을 앞마당의 김칫독에 같힌 김치의 신세처럼 보내야 하는 네 번째 과정이 기다린다.
간신히 조금 인기를 얻으면서 속세의 뭇사람들에게 여배우라는 직업인들은 사소한 언행으로도 무수히 많은 사람들로부터 뒷 담화, 악플, 비난, 언어로 씹히는 과정을 이겨내야 하는 다섯 번째 관문을 극복해가야 여배우가 탄생 한다.

“배추가 김치 되는데 필요한 다섯 단계를 거칠 만큼 강하지 못하면 신인 여배우를 너의 직업으로 선택 할 생각을 애시당초 하지 말라” 고 하면 지나친 이야기인가. 임시직이면서, 선택을 당해야 하는 그런 존재, 한 작품으로부터 다른 작품 만나는 시간까지 우울증에 시달리면서, 늙어 가는 피부를 후배배우들의 탄생을 매년 보면서 치열하게 체험해야 하는 그런 존재가 여배우란 직업인이 아니던가.

이 땅에서 신인 여 배우,이들의 고뇌는 바로 야생 배추가 김치로서 제 맛을 내는 순간까지의 다섯 고개를 넘는 것과 비슷함을 누가 부인 할 수 있을까.
여배우들을 조금은 따뜻한 시선으로, 전문 직업인으로 바라보는 시선, 제도, 룰, 계약 관행들이 만들어지는 사회가 되야 하지 않겠는가?
아울러 여배우가 되려는 젊은이들도 <스타로서의 여배우를 지망하기보다 작은 연기 하나하나를 배우면서 계단을 서서히 오르는 자세로, 전문 직업인으로서의 여배우를> 지망하는 마음이 필요 하지 않겠는가?.

그럼에도 지금 우리나라에 잘 숙성(熟成)된 김치 같은 맛을 내는 연기를 하는 여배우가 다수 있다는 것은 한국의 힘이 아닐까.
드라마 1만 7천여편이 일년에 중국에서 제작된다. 1997년 이래로 지금까지 한국 드라마가 이미 350편이 중국에 수출되어, 중국인들은 자기나라 드라마보다 한국 드라마를 더 즐겨 본다는 한류(韓流) 가운데 우리는 놓여 있다. 이런 흐름으로 보건데 대중 예술 에너지가 지배할 미래 국가를 내다보면, 신인 여배우(女俳優)들, 이들의 가치와 그 존재감을 인정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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