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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2-10 10:4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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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隨筆]달집에 불이야 !                                                   구담(龜潭정 기 보

 


추억을 되새기는 그 옛날 어린 시절이 때가되면 그리움으로 떠오른다.

한창 작란기로 거칠은 초등학생 그 시절 부산의 부암동은 백양산 끝자락의 아늑한 마을 이였다.

밭을 지나 앞산과 뒷동산 아래로 동네를 끼고 흐르는 개천 물은 맑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아름다운 동산이다.

이른 봄부터 산길마다 진달래꽃이 만발하고 여름이면 마을에서 조금 먼 곳 광산에 폭포수가 있어서 빨래대야를 이고 세탁가시는 어머니를 따라서 가면 우렁차게 쏟아지는 폭포수를 맞으며 돌 밖 사이에 붙은 다슬기도 잡고 가재도 잡으면서 물장구를 치고 놀았다.

가을이 되면 당감동 뒷골마을에 주렁주렁 열린 감나무 뒤편 야산으로 울긋불긋 아름다운 단풍이 물들어서 단풍 골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겨울이 오면 처마 끝에 고드럼이 주렁주렁 했고 논 바닥면에 얼어붙은 빙판이 되면 소나무를 신발 모양처럼 깍아서 밑바닥에 굵은 철사를 붙혀서 스케이트를 만들기도 했고 넓은 판자에 붙힌 다리에 굵은 철사 줄을 붙이고 송곳 침 손잡이를 만들어서 미끄러운 얼음 빙판을 어둠이 내릴 때 까지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았다설날이 되면 연을 만들어서 띄웠고 눈이 내리는 날이면 눈사람을 만들고 아희들 패를 갈라서 눈싸움을 즐겼다그렇게 새해를 보내며 정월 대보름이 되면 초등생 나이 또래 아이들은 그 누가 시킨 봐도 없는 데 민속전례로 동내 뒷산 넘어 산속 깊은 곳 찾아 소나무를 톱으로 베어서 아이들이 하나씩 힘들게 끌어와서 마을의 넓은 마당에 달집을 지었다달집모형은 옛 삼각형 선사들의 집 모양이다달집 속에는 마을 곳곳에 버려진 불 잘 붙는 폐 나무나 짚으로 채우고 어둠살이 지면 동산 산마루에 유난히도 둥근 달이 솟아오를 때그동안 띄우며 즐기든 연을 달집에 달고 불을 집혔다동내 아희들은 모두 모여서 새해의 소원을 빌기도 했고 달집에 불이야 달집에 불이야 하며 달집 둘레를 빙빙 돌며 까치발로 손바닥을 치면서 놀았다

불길이 검은 연기를 뿜으며 달린 연 줄이 끊겨 하늘을 나르면 곧 이어서 다음 차례는 동네 부모님 차례가 된다손바닥을 마주 비비며 소원을 주문하고는 북과 장구징 등 을 들고 나와서 막걸리 잔 나누고가면 춤곱사춤을 추며 흥겹게 놀다가 달집이 재만 남으면 물을 뿌리고 흥겨운 행사가 마무리 되었다.

어느 날 그리운 고향산천을 찾아가보니 마을에는 고층 아파트가 들어섰고 마을 뒷동산이 없어진 지가 오래 되었다 한다

세월이 흘러 옛 이야기로만 가슴속에서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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