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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6-11 15:28:50
  • 수정 2020-06-16 18: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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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 그 새 ‘옷’을 바꿔 입나.


 

주변4강의 역할론을 부정하는 북한은 늘 우리민족끼리를 강조한다. 이래서 더 어려운 게 남북관계의 정립이다. 최근 북한 당국은 문재인 정부 들어 새롭게 정립한 남북관계의 우호적인 모든 것(4.27 판문점 선언이나 9.19 군사합의 등)을 파기하고, 완전한 적대적 관계로 되돌리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하물며 개성공단에 설치되어 있던 남북연락사무소를 폐쇄하는 것과 함께 줄곧 유지되어왔던 군 통신선조차 차단하겠다는 입장을 강하게 피력했다.

 

 북한의 이 같은 선언은 과연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일까. 이 같은 북한 당국의 태도가 일회성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북한 당국은 새로운 전략 노선을 수립하고, 그 새로운 노선을 실행에 옭기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북한 당국 내부 사정의 변경이나 그로 인해 야기된 북한 속내를 알 수 없어서 정말 답답한 것이 우리 정부가 아닐까 한다.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노력이 파국의 지경에 이를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면, 그 대응방안 또한 사전에 모색했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그 같은 북의 변화를 그 동안 읽지 못한 듯하다. 


다만, 한 가지 우리가 추론해 볼 수 있는 점은 북한 사회 내부의 경제사정이 혹독하리만치 나쁠 것이라는 점이다. 그 점이 이번 북한 당국의 남북관계에 대한 태도변화를 추동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이 점이 아니면 북한은 최근 주변 4강의 움직임에 대한 그 어떤 정보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북한 핵 문제를 이유로 유엔제재가 강화되는 가운데서도 한국은 그 동안 대북포용정책을 구현하는 등 북한에 대해 음양으로 도운 것이 사실이다. 확인하지 못한 내용이지만, 시중에는 북한의 마식령 스키장 건설에 남한의 자금이 상당히 많이 흘러들어갔다는 설도 있다. 


이런 내용이 사실이라면 한국을 바라보는 미국의 시선이 퍽 달라질 수 있다. 그 같은 변화를 대하는 북한으으로서는 위협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 위협에 대한 반작용으로 지금 북한이 행동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더구나 지금은 남한 역시 북한에 대해 신경을 쓸 여력이 거의 없는 상태이다. 코로나 19 감염증 사태로 경제위기 닥쳐오고 있고, 이 와중에 강화되고 있는 미중 간의 마찰은 한국으로 하여 새로운 선택에 나서도록 강요하고 있다. 


이 새로운 선택이라고는 했지만, 경제, 군사 양면을 생각하면, 우리로서는 그 선택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가늠조차 할 수 없을 정도다. 즉, 미국이냐 아니면 중국이냐의 선택 문제다. 


경제를 생각하면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남북한 간의 국방력의 비대칭을 고려하면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딜레마에 빠져 오짝달싹 할 수 없는 지경의 한국이다.

 

 이렇듯 이런 저런 대내외 사정을 고려하면, 한국에게도 이 시기는 비단 남북한 간의 관계뿐만 아니라 모든 점에 있어서 분명 위기의 시대다. 이 위기의 시기를 자칫 잘 못 관리하면, 우리가 원하지 않는, 예상치 못한 사태가 발생한다.


 지금으로부터 70년 전인 1950년 6월 25일 새벽 4시에 일어난 한반도 정변사태와 같은, 하지만 더 혹독한 참화가 일어날 수 있다. 그나마 지금으로부터 70년 전에 발발했던 그 6.25 동란은 예고된 전쟁이었다. 예고된 전쟁조차 당시 우리는 막아내지 못했다. 우리에게는 그것을 막아낼 힘이 없었다.


 문제는 바로 우리의 능력 곧 파워이다. 지금 우리는 어떤가.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억제할 만큼 우리의 국력이 신장되었는가. “그렇다”라고 답할 국민이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만은 아니지만, 한반도에서의 전쟁 위기는 늘 상존하고 있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한반도는 해양세력과 대륙의 힘이 충돌하는 코어(Core)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다. 

 

 세계의 모든 전쟁은 패권을 다투는 전쟁인 것은 맞다. 지금으로부터 70년 전인 1950년 6월 25일 발발한 6.25동란 역시 미국과 소련 간의 패권전쟁으로 보는 것이 옳다. 


우리는 6.25 동란을 냉전의 산물이라고 보려는 경향이 있지만, 냉전이라는 대결구도 역시 미국과 소련 간의 패권(세력) 다툼을 세계가 그렇게 표현했을 뿐이다. 그 패권 경쟁에 끼어 우리는 죽을 뻔 했다. 아니 수많은 국민의 희생을 목도했다.


 지금 우리는 70년 전 6월의 그런 상황과 맞닥뜨리고 있다.

 

 21세기 세계는 충분히 이성적으로 보이지만, 패권에 대한 집념은 모두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만다. 즉, 지금 세계는 새로운 패권국가의 등장을 저지하려는 측과 새로운 패권국가의 등장을 옹립하려는 측 사이에 힘의 대결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미중 간에 그런 전전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역사의 시대는 늘 한반도의 희생을 끝내 요구했다.  어쩌면 한반도 분단의 현실이 지난 70년 힘의 균형추 역할을 하면서 그 희생을 피해가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북한은 러시아와 중국의 영향력 아래 있었고, 남한은 미일의 영향력 아래 있었다.

 

 아무튼 근간 북한은 남한에 대해 우호 선린의 관계를 하루아침에 적대적 관계로 전환하고 있다. 무엇이 북한 당국으로 하여 이런 태도를 견지하게 하는 것일까. 


어쩌면 현재 북한이 남한에 대해 내보이고 있는 적대적 태도는 미국의 관심과 역량을 한반도로 돌리려는 중국의 전술 때문이거나 미국의 국내사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한반도로 돌리려는 미국의 숨은 역할이 그 기능을 하게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앞서 말한 새로운 정보란 한반도에 대한 미중의 태도변화를 일컫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고 있는 북한이라면, 남한에 더 큰 타격을 가할 것이라는 점을 예측할 수 있다. 그래야 미국의 북한에 대한 관심을 최고조로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지금 북한은 문재인 정부가 입혀 준을 옷을 벗어 던지려 하고 있다. 지금 북한의 남한 곧 문재인 정부에 대한 태도는 어떤 새 옷을 갈아입기 위한 전략, 전술인 것은 맞다.


 우는 아이는 젖을 줘야 울음을 멈춘다. 그런데 지금 우리 정부는 북한 에 줄 수 있는 젖이 없다. 미국우선주의를 강조하는 트럼프가 북한에게 젖을 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그 자체로 어리석다. 


2020.6. 현재 미국의 주적은 분명 북한이다.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을 향한 트럼프의 미소가 우리를 두렵게 한다.


이 때문에 우리는 또 벙어리 냉가슴을 한 동안 앓아야 한다. 그래서 슬프고, 아프다. 김정은을 향한 트럼프의 미소를 생각하니 미처 환장할 정도로 가슴이 답답해진다. 


우리 스스로 북한에 대해  새로운 형태의 옷을 입혀야 한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그 형태나 색상조차 미리 생각해 둔 것이 없다. 이 때문에 정부의 고민이 꽤나 깊지 십다. 북한 당국이 문재인 정부에 대한 고려 없이 옷을 이미 바꿔입었기 때문이다. 다만, 그것이 부를 파국의 크기가 어느 수준이며,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가늠키 어려운 현실이 두렵다.

 

2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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