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죽어 말한다.
한진 그룹 조양호 회장, 고작 일흔에 귀천하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이른 아침에 들려온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귀천 소식에 눈이 번쩍 뜨이는 것은 왜일까. 오늘 아침 나는 두 분의 부고를 받았다. 한 분은 직장 동료의 어머님이 향년 91세로 별세했다는 것이고, 다른 한분은 바로 조양호 한진 그룹 회장의 귀천 소식이다.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향년 나이는 고작 일흔이다. 100세 시대에 일흔의 나이에 작고하셨으니, 그 안타까움을 어이 말로 다하랴. 조양호 한진 그룹 회장이야말로 할 일이 아직 태산 같이 남은 분 아닌가.
인명에는 분명 귀하고 천함이 없다. 그러나 앞서 말한 대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석연치 않는 귀천에는 안타까움이 베어난다.
물론 조양호 회장과 나와는 아무런 직접적 인연이 없다. 다만, 한 때 동시대를 살아간 사실만이 나와 조양호 회장을 잇는 끈이다. 그리고 나는 일개 서민으로서 평민의 지위에 있지만, 그는 나와는 다른 사회적 지위를 가진 기업가로서 국가와 사회발전에 분명 큰 기여를 했다.
그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조직위원장을 맡아 수행한 것도 그에게는 영광된 일이고, 그의 역할이 국가와 사회 발전에 도움을 준 것도 사실이다.
그런 그가 생각지 못한 가족들의 갑 질 사건에 휩싸여 큰 마음 고생을 하고 있었다. 어디 마음고생뿐이랴! 검경수사를 받느라 육식 또한 피곤했을 터다. 바로 딸과 아내의 비행은 큰 사회적 지탄을 받았고, 그 지탄을 온 몸으로 받아야 했던 것이 바로 남편으로서 아비로서의 조양호 한진 그룹 회장이다.
급기야 그는 지난 달 27일 대한항공 주 총에서 대한항공 사내 이사직에서 내 쫒기 듯 물러나야 했다. 조양호 회장에겐 정말 어처구니없고, 귀엣말로 쪽 팔리는 일이었을 게다. 이 또한 고인의 가슴에 큰 상처가 되었을 것이다.
한진그룹은 28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30조원의 자산을 가진 재계서열 14위다. 그 중에서도 대한항공은 이 그룹의 모체다. 선친이 물려 준 이 가업의 경영권을 자신의 대에서 사실 상 빼앗기는 수모를 겪은 셈이다.
물론 한진 칼의 대주주로서 대한항공에 대해 우회 지배를 통해 경영 전반에 걸쳐 영향력이야 행사할 수 있겠지만, 앞서 말한 대로 대한항공이야말로 선친이 피로 지은 결실로 한진 그룹의 모체이다. 아마 그 기업의 사내이사직에서 내쫒겨 물러난 그가 갈 곳은 없었을 것이 분명하다.
그 일로 화병이 나지 않았다면, 그는 사람이 아니다. 피를 토하고 싶은 울분이 그의 가슴을 덮쳤을 것이다.
조양호 회장의 선친인 조중훈 전 회장은 젊은 시절 인천부두 하역 노동자로 일을 하다가 서울로 귀가 하던 중 폭우 속에서 고장 난 짚 차로 인해 곤혹을 겪던 주한 미군장교를 만나, 그의 도움으로서 경기 동두천에 주둔 중인 주한미군과 관계를 맺게 되었고, 한 동안 동두천에서 주한 미군과 연관된 사업을 이어가다가 현재의 한진 그룹을 일군 것으로 알렸다.
그런 선친의 고생담을 조양호 회장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부인과 딸들은 아버지가 일군 부를 누리며, 자신들 내면에 쌓인 안하무인의 인격적 결함을 미처 깨닫지 못한 채 성장해 아버지의 명예에 먹칠을 하고 급기야 아버지가 대한항공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나도록 한 것이다. 그들의 행태는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그렇지 않은가.
사람은 죽어 말한다. 우리는 갑작스럽게 날아든 한진 그룹 조양회 회장의 귀천 소식에 얼떨떨한 기분을 느끼며, 그 분이 가신 빈자리가 어떻게 채워질 지가 참으로 궁금하다. 조양호 회장은 한국경제의 성장에 분명 큰 기여를 했다. 그분의 귀천이 안타까운 이유다.
산 사람을 미워할 수 있어도 죽은 자는 미워할 수 없다. 이제 우리 모두 그 분에 대한 미움을 걷어내야 할 때다. 한진 그룹 관계자들 또한 마찬가지다. 고작 일흔의 나이에 귀천한 조양호 회장의 영정 앞에 마음속에 핀 국화 한 송이를 최대한의 예를 갖춰 다들 올리기 바란다.
사람은 살아서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죽어서도 말을 한다. 조양호 회장은 말한다. “이 봄날 부는 봄바람이 이렇게 무심할 줄, 정작 알지 못했다.”라고.
이 봄날 부는 이 살가운 봄바람이 참으로 야속한 것은 조양호 회장의 귀천 소식이 몰고 오는 인생의 무상함 탓이 아닐까한다. / 20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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