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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2-21 18:55:41
  • 수정 2022-12-03 21:5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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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득환 대기자


사람이 두려운 세상이다.


갑질이다. 두 말할 것 없다. 지위나 권위를 이용했다. 그리고 그들은 어리고 여린 여성들을 성 노리개로 삼았다. 누군가는 성 노리개로 삼는 수준에 그친 것이 아니라 임신을 시키는 등 명백히 성폭행까지 했다.


더구나 그 행위에 문제가 없다고 발뺌까지 하고 있다. 성 행위가 동의 하에 이루어진 합법적 행위라는 주장이다. 그 주장을 올곧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당시 그녀들은 그의 손에 잡혀들린 손수건과 다름 없다. 그의 손에 들린 손수건은 그의 손 놀림에 따라 움직일 수 밖에 없다. 그러지 않으면, 그 순간 그녀들은 그 무대에서 쓸모 없어져, 기어이 버려지기 때문이다.


이들은 분명 두 얼굴을 하고 있다. 두 얼굴의 사내들이다. 물론 그들이 두 얼굴로 생활할 수 있었던 데는 갑질 문화를 용인해온 사회상 때문이 아닌가 한다. 더구나 그녀들의 미래가 그의 손에 달렸다고 그녀들 역시 믿었던 탓이 아닌가 한다.


그 수모를 견뎌내야만 그녀들의 미래가 보장된다고 믿었다는 이야기다. 어쩌면 나의 이 말을 그녀들은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당시 두 사람 사이에 갑과 을의 지위가 분명하게 부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문단의 거목으로 불리며, 노벨문학상 후보에까지 오른 고은 시인은 이번 성 추문 사건으로 문단에서 퇴출되어야 할 1호 인물이 되었다.


고매해야 할 시인의 인품이 오만과 거짓으로 물들어 있을 줄을 우리 모두 몰랐다. 이 탓에 고은 시인에 대해 배신감으로 몸서리 처진다는 국민의 수가 참으로 많다.


어느 날 아침 청량리 사창가 골목에서 만난 조모 시인이 나는 뭐가 없나라며 항변하듯 한 말이 치기어린 말인 것을 그 동안 우리사회는 알지 못했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로 그 동안 우리사회가 치부했다. 그게 부당한 일임을 인정하지 않았던 것이다.


시인의 인품은 고매해야 한다. 고매한 인품에 아름다운 영혼이 존재한다.


바람이 차다. 어깨가 스산하다.


우리는 내일 또 어떤 사람, 어떤 뉴스와 만날지 두렵다. 혹 갑질 능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폭에 나서는 것은 아닐까. 그 일을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일로 트럼프가 오판할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두 얼굴의 사내가 가득한 사람이 두려운 세상이다.


어둠과 호랑이가 두려운 세상이 새삼 그리운 것은 나만이 아닐 것이다.

20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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