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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9-02-09 08:4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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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성여중 김영숙 교장
서울 덕성여중 김영숙(57) 교장의 '사교육 없는 학교 만들기'의 성공사례를 언론이 최근 대대적으로 보도함으로써 모처럼 교육문제가 종이신문의 지면을 크게 차지하게 되었다.

사실, 교육문제라면 저마다 교육전문가가 되어 한마디씩 거들지만 현실성 있는 해법을 내놓는 사람은 없었고 막연히 선진국에서는 이렇게 하더라는 선진국사례의 소개나 실현성 없이 뜬구름 잡는 막연한 해법을 내놓는 것이 대부분이었는데 김영숙 교장의 성공사례가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좋은 해법으로 '표준화'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김교장의 사례가 한국교육의 '표준'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먼저 학부모들의 인식변화가 있어야할 것이고 그 다음으로 사교육시장의 집단반발 그리고 교사들 특히 전교조의 반발 등 넘어야할 고비와 난제가 첩첩산중이라 쉽게 정착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교육위원회 소속의 국회의원, 교육청 간부들 등등 여러 관련인사들이 김교장에게 전화를 걸어 "생각은 있었으나 실행에 옮기지 못한 게 부끄럽다"는 격려의 말을 전하고 있다는데 과연 그 사람들이 생각이 있었는지는 의심스럽다.

사교육이 왜 반드시 풀어야할 문제냐 하면 가계의 가처분소득에서 사교육비의 비중이 너무 커 국민들에게 과중한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이 첫째 이유고 다음으로는 사교육시장이라는 것이 제도상으로 필요 없는 시장인데 오히려 공교육보다 더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어 국가경제발전에 큰 장애가 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자면 공교육이 교육수요자에게 신뢰를 받는다면 사교육시장은 필요가 없게 되고 따라서 사교육시장에 투입된 막대한 자본이 보다 더 생산적인 산업으로 전환되어 국가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말이다.

서울시교육청은 김영숙 교장의 덕성여중에 60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하는 방법으로 격려하고 표창하고 있지만 그보다는 김영숙 교장을 교육행정의 주요부서 책임자로 임명해 교육개혁을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 보다 더 발전적 인사가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고 인구는 과잉상태라 교육을 위해 새로운 건물과 시설을 만들기보다는 기왕에 있는 시설을 활용해서 사교육에 대체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도 효율적이라 생각한다.

학교시설이나 건물은 방학이나 공휴일을 감안하면 일 년의 3분의 1인 4개월은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빈 상태로 있고 등교 중에도 하루에 고작 7시간 정도 밖에는 이용하지 않는다.

이 시설을 이용해서 방과 후 또는 방학 중에 현재의 사교육에 대체하는 보충수업을 실시하고 이 보충수업의 수혜자가 추가 수업료를 부담한다면 매우 저렴한 보충수업을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는 보충수업에 동원된 교사나 강사에게 별도의 강사료를 지급하면 교사들도 불만이 없을 것이다.

최근 사교육비中에서 영어 과외에 소요되는 학원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영어능통자중에서 국내에서 자리 잡지 못하고 영어학원에서 강사로 일하고 있는 유학생 출신이나 Native speaker들을 채용해서 이들에게 준교사자격을 부여해 준다면 준 실업상태에 있는 고급인력을 흡수하고 학부모들의 부담을 대폭 덜어준다는 점에서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현재도 강사들이 학교에서 보충수업을 맡고 있지만 처우문제와 신분보장문제 등에서 불투명해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똑 같은 학력, 같은 연령대에서 영어구사능력자와 무능력자의 임금차이는 현재 약 30% 정도의 차이를 보인다는 통계치가 나왔던데 이런 차이는 앞으로 더욱 커져 머지않아 두 배 이상의 차이가 나온다 해도 별로 이상할 것도 없다. 통신기술과 전파문명의 발달로 영어는 더 이상 외국어가 아니라 교육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구사해야하는 지구어(地球語)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초등학교 입학생의 80%가 대학에 진학하는 현실을 고려해 볼 때 고등학교과정에서는 수업과목을 현재의 절반 이하로 대폭 줄여 대학전공에 필요한 예비지식을 심화 학습하는 기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우리나라 대학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우리나라 대학수준은 동남아에서도 꺼내기 부끄러울 정도로 낙후되어있다)

이런 점에서 최근 정부가 앞으로 인문계학생들에게도 미적분을 이수토록 한 결정은 깊이 생각지 못하고 내린 매우 잘못된 결정이라 생각한다. 인문계학생이 미적분이 왜 필요하단 말인가?

교육문제에 대해서 저마다 일가견을 피력하지만 어쩐 일인지 정치권이나 교육행정담당자들의 입에서 낙후된 우리 교육의 실태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하는 사람은 없어 보인다.

공교육 개혁! 답이 없는 것도 아니고 어려운 것도 아니다. 다만 국정을 맡고 있는 사람들의 인식과 의지의 문제다.

20~30년이 지나야 겨우 결실을 볼 수 있는 조림(造林)사업에 묵묵히 정진해 오늘의 우리 국토를 푸르게 만든 박정희대통령의 의지와 애국심의 10분의 1이라도 있다면 풀 수 있는, 또 반드시 풀어야할 피할 수 없는 문제다.

그런 지도자가 현재로는 보이지 않지만......

<프런티어타임스 이태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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