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준위 방폐물의 처리 안전을 위해 ‘포장 실명제’ 도입,
- 내년부터 방폐물 포장 단계서부터 한국방폐공단 입회 방침 -

앞으로 원전에서 발생한 중․저준위 방폐물을 저장용기(드럼)에 담을 때 안전성을 확인한 한수원 직원의 성명이 용기에 기록되는 ‘포장실명제’가 도입된다. 또 내년부터는 한국방폐공단 직원이 원전으로 건너가 포장 단계에서부터 입회해 용기 처리과정을 검증하는 ‘방폐물인증’ 제도가 도입될 예정이다.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과 한국수력원자력(주)은 최근 국회를 방문해 산업통산자원위 정수성 의원(새누리당․경주)에게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방폐물 처리 시스템 개선방안을 보고했다.
이 자리에서 두 기관은 중․저준위 방폐물을 저장용기에 포장하는 단계에서 누가 포장작업을 했고 누가 안전성을 확인했는지 한수원 직원과 협력업체 직원의 실명을 용기에 표시하는 실명제를 5월 중에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럴 경우 업무에 대한 책임감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방폐물을 종류 별로 분류하는 단계에선 부식성 물질 등 용기에 들어가서는 안되는 물질의 목록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작업자가 걸러낼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저장용기 부식 사고는 분류 작업자가 부식물질인 폐건전지를 걸러내지 못해 이것이 저장용기에 들어가는 바람에 초래됐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두 기관은 내년 9월경에는 방폐물 저장용기 포장단계 때부터 한국방폐공단 직원이 현장에 입회하는 방폐물인증프로그램(WCP)을 도입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현재는 방폐물 저장용기를 원전에서 방폐장으로 이송하는 단계에서 방폐공단이 한수원으로부터 관리권을 넘겨받지만, WCP가 도입될 경우 원전 안에서 이뤄지는 포장단계에서부터 공단이 관여함으로써 보다 엄격하게 안전성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수원은 WCP 도입을 위해 1년 정도 운영방식에 대한 연구용역을 시행한 뒤 내년 9월쯤 정식으로 제도 도입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수성 의원은 이와 관련, “한수원과 방폐공단이 보고한 개선책이 전반적으로 방폐물 처리의 안전성을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진일보한 내용”이라고 평가한 뒤 “이제는 계획대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22일 경주 방폐장에 임시저장 중인 방폐물 저장용기 중에서 부식으로 인해 구멍이 생긴 드럼 한 개가 발견돼 4월16일 월성원전으로 반송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원전에서 발생한 방폐물을 분류해 포장하는 단계에서 걸러져야할 폐건전지가 드럼에 들어가는 바람에 부식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