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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1-05-14 14: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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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63주년 기념 전야제] 재회, 그 해 가을날의 약속
제주4·3 63주년을 맞아 도내 문화예술인들의 위무의 노래가 시작됐다.
이달 내내 도내 일원에서 펼쳐질 4·3예술제의 시작을 알리는 제주민예총 주관 4·3 전야제 '재회, 그해 가을날의 약속'이 2일 오후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열렸다.
사물놀이 마로가 문예회관 야외무대에서 시작한 신명의 삼석울림을 실내무대로 옮겨가면서 막이 오른 전야제는 약속, 가을, 재회 를 주제로 3부로 나눠 열렸다.
무대에서는 "개똥아 놀게~"라는 아이들의 평화로운 노랫소리가 갑작스런 총성에 묻히며 비명으로 바뀌었다. 제주4·3의 도화선이 된 1947년 3·1발포사건이 무대위에 재현된 것. 그리고 산으로 떠나는 남편과 아들을 눈물로 배웅하며 꼭 살아서 다시 만나자는 약속은 풍물굿패 신나락, 놀이패 한라산, 민요패 소리왓, 어린이 민요단 소리나라, 제주민예총의 노래세상 원이 연합공연으로 꾸몄다.
아픔을 함께 하려는 일본인들의 참여도 눈에 띄었다. 제주4·3행사에 맞춰 제주를 찾은 '4·3을 생각하는 모임 한라산회' 회원 30명이 전야제 객석을 채웠다. 한라산회는 1945년 일본 오키나와에 미군이 상륙하면서 민간인이 대량 학살된 오키나와전쟁과 한국현대사의 비극인 제주4·3의 역사적 진실을 알리고 평화 교류를 위해 꾸린 순수민간인 모임이다. 4·3 60주년 위령제부터 제주를 찾기 시작해 이번이 네 번째 방문으로, 오타카 회장은 창작극 '아, 한라산'을 부르기도 했다.
재일 제주인 2세로 생명존중과 평화의 메시지를 노래에 담아내고 있는 이정미씨의 무대도 펼쳐졌다. 일본에서 한국 이름으로 활동중인 그녀는 2003년 첫 모국 콘서트 '해협을 넘는 영혼의 노래'를 국립극장에서 갖기도 했다. 전야제에서는 "63년 전 제주4·3 희생자들과 3월 후쿠오카 지진과 쓰나미로 희생된 일본인들을 위해 부르겠다"며 '세노야', '당신의 무덤가에', '임진강'을 노래했다.
제주의 성악가 테너 현행복씨는 아들을 전장으로 보내는 아버지의 마음을 노래한 아일랜드 민요인 '아, 목동아', '그리운 금강산'을 현악4중주에 맞춰 들려줬다. 홍성수 제주4·3유족회장은 김석교 시인의 시 '어떤 귀향'을 낭송했다.
문화예술단체들의 4·3 관련 행사도 잇달았다. 제주작가회의는 이달 1일 '4·3을 넘어서는 4·3문학' 심포지엄에 이어 제주4·3평화공원 정문 '시간의 벽'에서'제주 4·3, 기억의 詩, 그리고 평화의 傳言' 4·3시화전을 연말까지 이어간다. 제주문인협회과 한국작가회의 회원들도 함께 참여해 기억, 상생, 화해, 진실로 나눠 4·3과 오늘, 그리고 평화의 내일을 모색하는 시를 펼쳐놓고 있다.
제주문인협회는 이달 9일까지 건입동 문학의 집에서 4·3추념 시화전, 탐라사진가협의회는 6일까지 문예회관에서 '가매기 모른 식게' 사진전을 열고 있다. 탐라미술인협회는 2~3일 4·3유적지 이덕구 산전 등에서 4·3미술에 대한 반성과 새로운 지도 그리기를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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