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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0-02-06 23:5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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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런티어타임스 송현섭 편집국장
최근 2월 임시국회 대정부 질의에 참석한 정운찬 국무총리가 '보스의 입장에 따라 좌우되는' 여야 정치권에 대해 비판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사실 60년 대한민국의 정치사는 보스에 의한 파벌정치의 연속이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싶다. 굳이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보스가 당수도 되고 대통령도 되고 하면서 우리나라 정치는 해를 거듭해왔다.

보스를 중심으로 하는 계파정치의 폐해는 보스의 입장과 영향력 하에 놓인 소수의 정치그룹이 대다수 국민의 의사에 반해 이념적인 목적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계파의 안위와 이익을 위해 국민 대다수의 희생을 강요하고 능력과 무관한 충성경쟁과 부하에 대한 총애에 따른 인사에 따라 조직을 분열과 갈등의 길로 내몰 수 있기도 하다.

이 와중에 좌우익 이념을 등에 업은 기회주의가 등장한다. 정치적으로 볼 때 이념은 집권자의 안정적인 권력유지를 위해 필요하기도 하지만 권력장악을 위한 대중적인 당위성을 획득하기 위한 목적 때문에 세간의 주목을 받는다.

새로운 지도자와 이념에 따라 새로운 정치조직이 생기며 새로운 정치운동, 기성권력과 반대세력의 대결이 이뤄지고 궁극적으로 권력의 변동까지 가져오는 것이 정치의 이치이다. 계파정치는 권력을 추구하는 소수의 그룹이 강력한 영향력과 통제를 가하는 기존 집권세력에 대항하기 위한 효과적인 조직일 수도 있다.

사실 당내 권력투쟁에서 승리하면 보스는 당수가 되고 추종자들은 당직을 얻어 관료로 나간다. 각종 선거에서 보스의 영향력으로 당선되면 보스의 충직한 부하가 돼야 살아 남는다. 그것이 좌우익 정당과 사회단체를 막론하고 이뤄져온 조직운영의 원리 중 하나다.

그러나 우리는 서로 경쟁하고 때에 따라 야합하는 정치세력간 기회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그들이 노리는 것은 보스 자신의 집권과 추종세력의 이익이지 지배와 통제를 받게 되는 일반 조직원 내지 국민들의 복지와 권리는 안중에 없기 때문이다. 그럼 보수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우익이나 피지배자를 대변한다는 좌익이나 이념적으론 무슨 차이가 있는가?

이념은 '자신과 우리'와 다른 '타인과 남들'을 구분하기 위한 기준일 뿐이다. '좌파 빨갱이'는 사람도 아니며 '보수우익 꼴통'은 인간도 아니라는 식의 멍청한 주장은 한심하기까지 하다. 간혹 선악의 이분법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들 중엔 정치이념으로 편을 가르는 이들이 많다.

그것이 그렇게 간단히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진실이라면 좋겠는데 기회주의가 판치는 주변을 보면 그런 것 같진 않다. 다만 이념의 문제는 집권자와 도전자의 차이라고 생각된다. 권력을 장악한 세력은 되도록 견제와 방해를 받지 않고 일을 하고자 하는데 논쟁은 불필요하다고 여기는 반면 기존권력에 대항하는 세력은 도전을 위한 무기로 이념논쟁을 들먹인다.

기회주의는 사회적인 약자들이 생존을 위해 계파를 지배하는 보스나 강한 자에게 의탁하고 충성을 바침으로써 생존과 안위를 누리려는 경향이나 행태다. 빨간 완장차기를 좋아하는 좌익은 물론 우익에도 이런 경향은 다분하다. 보스가 권력을 장악하면 '국물이나 먹겠다'는 자부터 '한 자리를 내놓으라고 생떼를 쓰면 된다'는 식의 인식을 가진 자도 있다.

나는 그들 모두를 기회주의자로 본다. 그들은 권력의 상황이나 변화를 주시하다 좌익도 우익도 될 수 있다. 뭐, 속으론 꺼림칙하지만 내가 살기 위해 관점이나 생각을 바꾸는 것은 많은 돈이 들거나 큰 노력이 필요한 것은 아닌 것 같다. 결국 이들은 자신이 가진 실력이 없기에 지도자가 되지 못하고 강한 보스의 뒤에서 보랏빛 기대를 품고 있는 자들인 셈이다.

정치권에선 세종시 논란이 한창이다. 민주당, 민노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등 좌익블록은 물론 선진당, 친박연대, 한나라당 친박계 등 우익블록도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반대한다. 반면 청와대와 정부, 한나라당 친이계는 당연히 행정부처 이전을 명시한 원안보다 대기업들의 투자와 자족기능 강화가 핵심인 수정안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럼 이들의 주장은 어떤 지도자의 이념과 소신에 따른 것인가? 그런 것이 아니라면 이들의 주장은 모두 약자들이 생존과 안위를 위해 선택하는 기회주의인가? 과연 무엇이 올바른 것인지, 독자들의 판단은 어떤지 궁금하기만 하다.

<프런티어타임스 송현섭 편집국장 21cshs@frontier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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