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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9-04-21 23:3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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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성 연세대학교 직업평론가
어린 아이는 엄마 손을 잡는다. 스텝을 요리조리 밟는다. 엄마와 같이 춤을 추는 것이다. 엄마 손을 놓칠까봐서 춤을 추면서 눈은 감는 법이 없다.

도시락 엄마가 등장한다. 슬픈 자화상. 자녀들의 취업을 위해서 엄마들이 도시락을 집에서 싸들고 나서서 활동을 시작한다. 엄마들의 치맛 바람은 세다. 이들 엄마들은 자녀들의 취업 정보를 위해서 대신 취업 박람회장을 찾는다. 자녀들이 학교수업으로 일일이 참석하기 어려운 취업 박람회를 찾아 다니면서 직업 정보를 모든다.

자녀들이 간청(懇請)을 한 경우는 드물단다. 한국 어머니들 특유의 모성애의 발로다. 도시락을 아침부터 만들어서 자녀와 같이 취업 박람회에 개근하는 엄마들도 보인다.이들은 자녀의 취업을 위해서라면 어디든지 달려갈 채비가 되어 있다.

그래서 운동화를 신은 엄마들도 여기저기서 볼수 있다. 청년 취업난을 대변하듯 이들의 손 가방에는 도시락과 메모지, 필기구가 항상 존재한다.

고용의 복합 불황이 2008년 미국의 금융 쇼크이후에 더심화 되면서 청년들의 취업 정보 얻기가더 어려워 지는 추세를 보이자 모성애가 발동한 것이다.

이들은 각종 취업 박람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매체나, 신문 잡지들을 통해서 보면 얼른 위치와 수준을 평가 하는 일을 한다. 주최하는 측이 어디인가를 먼저 본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녀들을 위한 취업 정보를 얻기 위해서 출발 시간을 정한다.

몇 몇 졸업 생을 앞둔 어머니들과 같이 도시락을 준비해서 취업 박람회에서 만날 약속을 미리 한다. 이런 저런 스케쥴을 고려해서 박람회에 도착하는 시간을 조율한다.

그리고 박람회장에서 염치 차리지 않고 취업 정보가 될 만한 팜플렛, 회사 소개 인쇄물들을 수집한다. 자녀들을 위해서 라면 가져온 가방이 무거워도 참겠단다.

도시락을 먹으면서 이들은 취업 박람회를 멀리 벗어나지 않은 곳에서 김밥 몇 개를 먹는다. 그리고 다시 박람회가 열리는 곳으로 와서 질문을 하기도 한다.

“ 우리아이 스펙이 이렇고 저런데.....어디에서 채용하는 중인가요. 가능성은....” 천차 만별의 질문이 시작된다. 회사에서 온 인사 담당 직원들은 하나둘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느라 고생을 한다. 하지만 자녀들의 미래 직업을 위해서 엄마들이 나선 이상 물러 설수는 없는 법.

자녀가 필요한 것은 헬기를 타고라도 적기에 제공하는 것이 엄마의 임무인양.이들은 자녀들과 안테나를 핸드폰을 통해서 소통가능하게 만들어 준다. 물론 헬리곱터 부모 같이 언제든지 출동을 준비하고 현장으로 가는 것이다.

엄친아(엄마친구의 아들), 엄친 딸( 엄마 친구의 딸)이 얼마전에 취직에 성공했다는 문자라도 받는 날에는 이들의 도시락 준비는 더욱 분주해 진다. 다른 것보다는 엄친아, 엄친 딸의 취업 성공 노하우를 묻기에 전화가 불이 난단다.

이전에는 보기 힘든 상황이 지금의 한국에서 나타나는 중이다. 2009년 봄부터 이들 도시락 엄마들은 자녀의 취직을 위해서라면 헬기를 타고서라도 어디든지 적기에 등장할 태세다.

도시락 엄마는 아마도 2009년 2월에 20-30대 일자리가 통계청 통계로도 963만여명 이란다.
한달 사이에 12만개의 청 년 일자리가 사라진 것을 말하는 통계다. 청년 일자리가 사라지는 속도가 도를 더해가는 한 한국의 도시락 엄마들은 자녀들의 취업정보를 얻어 주기 위해서 자녀들과 춤을 출 것이다.

자녀들의 취업 정보, 직업 정보를 스터디 하면서 자녀들의 손을 맞잡고 춤을 추면서 항해 할 것이다. 한국 엄마들의 지극 정성은 다른 민족에 비하여 유별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는 셈이다.( nnguk@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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