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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7-15 11:14:12
  • 수정 2020-07-17 17:4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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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항변을 한 편의 시로 남길 건가.

 

 

 2020.7.9. 오후 인권변호사로 시민운동가로, 그리고 페미니스트(Feminist)로서 절제된 삶을 살아오던 그가 그 그늘에서 벗어나 2011.10.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과 함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제35대 서울시장이 되었다. 그는 3선의 서울시장으로서도 자신에게 닥친 부의 축적의 기회를 마다하고, 어렵고 가난한 서민의 삶을 보듬기 위해 늘 최선을 다했다.


 그가 남긴 것이 8억원에 달하는 빛이라니, 그저 놀랍지 않은가. 이렇듯 전 생애에 걸쳐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던 그가 2020.7.9. 실종의 극을 연출하다 끝내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

 

 그 일은 분명 국민 모두에게 큰 충격이요 동시에 비극이었다. 그가 싸늘한 주검이 되어 서울시민 아니 전 국민에게 돌아온 시각은 2020.7.10.0시10분경이었다.

 

 그런데 많은 국민이 떠난 그를 위해 아파하지도 울지 않았다. 많은 국민이 그를 위선의 덫에 갇혔던 불운한 사내로 보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박원순 시장을 행한 이런 국민의 시선은 안희정 충남도지사, 오거돈 부산시장을 바라보던 국민의 그 시선과 예 다르지 않았다. 3사람 모두 겉모습과는 달리 권력자로서 위력을 앞세워 남성으로서 자신들의 성적 욕망을 채웠고, 채우려 했다. 안희정, 오거돈 두 사람은 자신의 자존감이 무력화되는 현실과 마주했지만, 박원순 시장은 자신의 자존감이 무력화되는 것을 죽음으로서 피했다. 

 

 그가 홀로 떠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을 아니다. 뒤에 남은 피해자로서의 여성이 침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장례식이 끝난 시각인 ‘2020.7.13.14:00’경 피해 여성의 항변이 우리들의 귀를 울리고, 마음까지 때렸다.


 비록 대독이었지만, 그 여성은 분명 박원순 시장 뿐만 아니라 우리사회와 현 정부를 향해 항변했다. 

 

‘더 나은 삶이 아니라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원한다.’라고.

 

이렇듯 시(詩)가 된 그 여성의 항변을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현 정부는 듣고 있는가. 그들은 피해자인 여성을 일러 '피해 호소 여성'이라는 표현으로 피해자의 항변을 듣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그 여성의 항변은 길고도 아팠다. 

 

“긴 침묵의 시간, 홀로 많이 힘들고 아팠다. 끝내 나는 안전한 법정에서 그분을 향해 ‘이러지 말라’고 소리 지르고, 힘들다고 울부짖고, (하지만 끝내 그를) 용서하고 싶었다.”라고.

 

 그러나 그에 대한 그녀의 용서는 적어도 그녀에게 그에 대한 법의 심판이 있고 난 후의 일이어야 했다. 그녀는 법치국가인 대한민국에서 그에 대한 법의 심판이 이루어진 후 그로부터 인간적인 사과를 받고자 희망했다. 그러나 그녀의 그 꿈마저도 박원순 시장의 자살로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산산조각 난 그녀의 꿈과 함께 그녀의 온 몸 또한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산산 조각이 난 그녀의 몸은 언젠가 치유되겠지만, 그녀의 꿈만은 박원순 시장의 자살로 치유될 수 있는 길마저 잃고 말았다.

 

 그런데 이런 그녀에게 누군가 묻고 있다.

 

‘성추행이 시작된 지 4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굳이 왜 박원순 시장을 고소하는 등 탓하느냐. 그 때문에 시민원동가로서 페미니스트로서 국민 삶의 질 개선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은 박원순 시장을 자살로 내 몬 것 아니냐. 그 책임을 당신이 져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그녀는 답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처음 당한 그 때 소리 지르고 울부짖고 신고했어야 옳았다. 그랬다면 지금 제가 (박원순 시장의 죽음을 놓고) 자책하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하여 수없이 후회했다. 그러나 막강한 권력자의 위력 앞에서 나는 소박한 내 삶을 잃을까라는 걱정보다는 나로 인해 아파할 내 가족과 내 친지, 그리고 내 동료들의 삶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미루고 벼루고 미루고 벼루다가 끝내 나는 그가 아닌 우리사회에 경종을 울리기로 작심했다.’라고.

 

그렇다. 비단 그녀만이 아니다. 우리는 위력 자 앞에서 한 없이 작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어린 여성은 더하다, 그런데 그게 우리사회라는 현실이 나는 아프다.


나는 그녀의 항변이 우리의 마음을 잠시 때리다 흩어져 버리는 한 편의 시로 남지 않기를 바란다.


 특히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현 정부는 피해자인 그녀의 항변을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안희정, 오거돈, 박원순에 이어 또 다른 위력자에 의한 제4의 성추행 또는 성폭행 사건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202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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