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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8-07-18 12: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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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성 연세대학교 직업평론가 겸 칼럼니스트
유망학과는 없는가? 그렇다. 영원한 유망학과는 없다. 작품에 따라 주연배우가 세월이 가면 달라지듯이 대학의 유망 학과도 변하는 것이다. 11세기에 이탈리아에서 인류 최초의 대학인 볼료나 대학이 만들어진 이래로 유망 학과는 수없이 무대위로 올라 갔다가 내려 가곤 했다.

사람들은 이런 현상을 보고도 시간이 지남에 의해서 쉽게 망각하는 것같다. 아마도 인간이 생리적으로 지닌 건망증(健忘症) 때문에 이런 현상을 분명하게 기억해내지 못하는 것이리라....

이런 현상을 보노라면 시간은 건망증(健忘症)을 인간에게 선물하는 것 같다. 세월속에서 우리는 건망증 뒤로 숨거나, 건망증이 가져다준 열매를 먹기도 한다. 인간은 세월을 먹고 사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이제 120 여년의 대학 역사를 지닌 한국에서 유망 학과는 과연 존재하는가를 탐색해 보는 것은 의미가 있을까? 일제의 강압통치로 부터 해방된 1940년대 중반이후 한국에서는 영문학과, 국문학과가 인기 가 높았다.

식량이 부족해서 보릿고개를 넘기기 힘들던 그시절에 당시는대학생으로 문학을공부 한다고 하면 실용학문을 하는 학생들보다 멋있게 보아주던 그런 세상의 흐름이 존재 했던 것이다. 물론 그것만이 모든 것이 아니다

한국이 일제로부터 해방이 된후 미군이 진주를 한다. 지난해에 남한에 진주한 미군 부대에서 일하려면 영어공부를 해야 했던 것도 영문학과의 인기상승에 한몫을 한다 대학생이 극소수이던 그시절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 하면 신문사에 논설위원이 되거나, 소설가로서 등용 되는 길도 바라볼수 있었던 시절이었다.

1950 년 대중반 이후 의과 대학생의 인기는 상당히 높았다. 6.25 이후 전쟁의 상처를 안고 전쟁 후유증으로 치료를 받아야 할 의료 소비자들이 소수에 불과하던 의사 숫자에 비하여 월등히 많아 진데서 그 원인이 잉태되었을 것이다.

1960년대 이후 ‘ 제1차 경제 개발 5개년 계획’등을 시작으로 한국에서 관료가 경제 부흥을 위한 리더로 등장 하면서 공직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자 대학 입시를 앞둔 수험생사이에서는 법학과, 3군 사관 학교의 인기가 상당히 올라 간다.

5.16후 장교들의 인기가 놀라 가자 사관학교를 지망하는 고등학생들이 증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편으로는 법과를 졸업 하면 사법고시를 패스해서 법조인의 길을 가거나 , 다른 직급의 공무원 시험으로 안정적인 공직을 얻을 기회가 증가하는 직업시장 역학상의 변화에도 그 영향이 없었다고 보기 힘들다.

1970년 초반부터 경영학과, 무역학과의 인기는 높았다 아마도 당시정부가 수출 드라이브 정책을 강하게 추진하면서 종합 상사제도를 1974년경에 최초로 만든 경제 상황에 임팩트를 받았을 것이다.

1980년대는 칼라 텔레비전이 등장하고 전자 산업이 성장하면서 화공학과, 전자 공학과 , 기게공학과가 인기가 높아지기 시작하는 시기다.이는이후 반도체가 밥을 먹여주는 우리의 산업 흐름이 잉태되는데 바탕이 되기도 한다.

1992년 기존의 질서와 권위, 한국사회의 위선에 도전장을 던진 가수 서태지의 등장이후한국 사회에는 다양한 스펙트럼이 등장한다. 이런 흐름을 타고 연극 영화과, 실용 음악과,아동학과의 인기가 세상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기 시작한다.

1997년 11월 외환위기가 오고 , 안정적인 직업 여건에 대한 욕망이 강해 지면서는 교육대학, 사범대학의 학과들이 높은 인기를 얻게 된다.2000년대 초반부가 되면서 애견 미용학과, 스포츠 마켓팅 학과등이 뜬다
이전 세상에서는 인기가 없거나 잘 듣지 못한 학과들이다.

2007년이후 이제 우 에너지 자원 공학과, 원자력 공학과, 사회 복지학과등이 기지개를 활짝 펴는 중이다. 인구구조가 고령화 되면서 사회 복지학과는 할 일이 많아 진것이다.

더구나 세계에서 최근의 식량 가격의 폭등, 석유등의 가격의 앙등으로 인한 에너지 파동을 경험하면서 에너지 자원 공학 과, 원자력 발전을 하는데 핵심이 될 원자력공학과의 인기가 올라 가는중이다.

에너지 자원 공학과는 20년전에는 인기가 별로 없었다 . 이제는 에너지자원 문제는 이제 국가의 사활을 건문제로 등장하는 중이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이미 미국에서는 다른 전공 졸업생이 대학 졸업후 연봉을 3만 불 받는데, 이들 에너지 자원 공학을 전공한 인재들은 4만 5천불을 준다고 해도 쉽게 구하기가 용이한 것만은 아니다.

지금부터 10년후 20018년이 되면 한국 대학에서 유망 학과는?
농업 경제학과, 여가 정보학과, 나노 학과, 로봇 공학과, 연애 학과 가 인기가 올라 갈까? 그렇다고 말하기는 변수가 너무 많다.

기술도, 인간의 욕망도, 지구촌의 제도와 더불어 세월은 변한다. 시대상황도 변한다. 대학의 유망 학과는 일시적인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일시적인 현상을 두고 돈되는 학과라고 해서 유망 학과라고 호칭되는 강화 하고 대학에서, 세상에서 모든 직업분야의 기초가 되는 인문학, 기초과학과는 소홀히 하는 정책을 수립하려는 발상은 재고(再考)되야 한다.

“ 유망 학과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그 시대에 인기 학과가 존재 할뿐이다. 그것도 일시적으로. 세월이 주는 건망증으로 이런 찰나(刹那)적인 현상을 기억하지 못할뿐이 아닌가. 한번 유망 학과가 영원한 유망 학과는 아니다. 유망 학과는 순환 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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