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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9-03-07 01:3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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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준 전 미 연방 하원의원,프런티어타임스 회장
한국에 가보니 모두들 경제가 어렵다고 걱정입니다. 하지만 호텔 앞에 정차해 있는 고급 외제 승용차들을 보면 전혀 그런 것 같지 않습니다. 소공동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에 넘쳐나는 고급 외제품들은 그 가격이 놀랍습니다. 네 살짜리 어린아이의 바바리코트가 65만원, 미화로 약 5백 달러입니다.

어린아이들에게 누가 그런 비싼 외제품을 사는지 물었더니 요새는 어린아이용 명품이 더 잘 팔린다는 게 직원의 설명입니다.

범죄는 전보다 더 많아진 것 같더군요. 환율 탓에 일본 돈이 1700 대 일로 더 비싸지면서 서울에는 별안간 일본인 관광객들이 부쩍 늘어났습니다. 이들을 겨냥하는 소매치기도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놀라운 일은 한나라당의 전여옥 국회의원이 대낮에, 그 것도 국회 안에서 3.1절 기념일 날 부산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대표라는 사람에게 폭행 당한 사실입니다.

이 사람은 전 의원의 눈을 뽑겠다고 협박하면서 눈을 손가락으로 후벼 전치 3주가 넘는 각막 훼손 부상을 입혔다는 톱뉴스입니다. 도대체 우리 교포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국회의원의 법안에 불만을 품고 국회 본관 안에서 여성 의원을 개 패듯 폭행했다는 것은 도저히 믿기 힘듭니다. 이 사람은 전 의원을 폭행한 뒤에 국회 구내식장에서 다른 동료들과 함께 웃어 가면서 점심식사를 했답니다.

폭행 이유는 더욱 기가 막힙니다. 1989년 부산의 동의대학교 학생들이 화염병을 던져 경찰관 7명을 숨지게 한 소위 동의대 사건의 주범들이 법원에서 형을 선고받고 대법원이 이를 확정했는데도 전임 김대중 정권의 민주화보상위는 이 주범들 46명 모두를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하고 2천 5백만원씩 보상금까지 지급했습니다.

그래서 전여옥 의원이 민주화보상위의 결정에 대한 재심을 촉구하는 법안을 상정하려 하자 이에 불만을 품고 폭행을 가한 것입니다.

더 웃기는 일은 전여옥 의원이 폭행을 당하고 입원한 바로 다음 날 이번에는 한나라당의 차명진 의원이 야당인 민주당의 당직자에게 목을 졸리는 폭행을 당한 것입니다.

이 당직자는 본회의장 앞에서 몸싸움에 밀려 계단 아래로 굴러 떨어진 차 의원의 목을 뒤에서 심하게 졸랐고, 차 의원은 목 부상으로 병원에 실려갔습니다. 차 의원은 목이 부어 음식물도 삼키기 어렵다는 게 의사의 진단입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도대체 이들이 다 미쳤는지. 미국 의사당에서 이런 폭행 사건은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목청만 높여도 잘못하면 퇴장 당하는 성스러운 국회 전당에서 이게 무슨 무례한 짓인가. 국회의원을 얼마나 무시했으면 이 놈 저 놈이 번갈아 가면서 두들겨 팬단 말입니까.

그 뿐이 아닙니다. 그 다음 날엔 MBC를 시작으로 언론들이 합세해 방송법 반대 데모가 한창입니다. MBC는 5개 나라 국어로 방송을 통해 대한민국에서 다시 독재정권이 부활했다면서 언론탄압에 항의하는 방송을 전세계에 내보냈다고 합니다.

5개 국어는 영어, 일어, 중국어, 프랑스어, 스페인어로 가령 중국어로는 “13억 중국인들이여, 언론탄압법 반대에 동참해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달라” 는 내용입니다. 그리고는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허튼 짓 하지말라” 고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에게 경고했습니다.

그야말로 국제 망신입니다. 국회가 추진하는 법안이 자기들의 이익과 상반된다 해도 국내에서 해결할 일이지 이처럼 다른 나라까지 끌어들이면서 국제 망신을 살 필요는 없지 않은가 하는 안타까운 생각 뿐입니다.
나는 솔직히 한국을 언론탄압국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지 의문입니다.

한국이 정부에서 방송하라는 대로 하지 않으면 감옥에 가는 세상입니까. MBC는 광우병 보도를 조작해 한 달 동안 거의 매일 촛불시위를 유발해 3천 1백억원의 국가 손실을 끼친 지가 불과 얼마 전인데, 오히려 정부가 언론탄압을 한다니, 쇠고기 보도가 대한민국 정부에서 조작해 강제로 보도하도록 시켰단 말인지 참으로 혼란스럽습니다. 제가 보기엔 한국의 언론의 자유는 미국 못지않게 보장되어 있다고 봅니다.

요새 같이 한국이 어수선했던 적도 없는 것 같습니다. 어떤 퇴역 장성은 내게 지난 10년 간 성장한 좌파세력이 이제 본격적으로 그 위세를 떨치는 것이라면서, 이를 엄중히 법대로 처벌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앞으로 계속 혼란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더군요.

더욱이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공언하면서 당장이라도 대한민국을 겨냥한 무력 행세를 할 듯 위협하고 있는 이 때, 그리고 경제 위기 속에 모든 국민이 합심해야 할 시기에 도대체 이게 무슨 일들인지 정말 답답합니다.

더욱 더 이상한 것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들이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이는 점입니다. 오히려 일본과 미국이 더욱 걱정하면서 강경한 태도로 대응하고 있는데도 우리 국민들은 설마 동족을 치겠는가 하는 생각에 안보 불감증에 젖었는지 걱정하는 사람을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아예 `미국이 막아줘야 한다’ `미국의 책임이다’ 라고 말하더군요. 한국에 머무는 내내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을 어찌할 수 없었습니다.

<김창준 프런티어타임스 회장 hyunnews@frontiertim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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