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엄기영에 줄줄이 비난행렬
- 정세균-박지원-한명숙-최문순 등 목소리 높아져
야권이 강원지사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엄기영 전 MBC 사장에 대해 줄줄이 비난행렬에 가세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엄 전 사장이 춘천으로 주소를 이전한 것에 대해 “수상한 춘천행”이라고 한 바 있는 정세균 최고위원은 엄 전 사장이 한나라당 입당과 함께 강원지사 출마선언을 한 지난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매우 씁쓸하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정치를 절대 하지 않겠다고 했던 엄기영씨가 한나라당 소속으로 출마를 한다”며 “엄기영씨는 언론악법을 밀어부친 한나라당에 왜 입당하게 되었는가에 대해서 국민 앞에 분명하게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대변인 논평 등을 통해서도 이날 “엄 전 사장을 지키기 위해 해고된 MBC 직원과 언론인에게도 분명한 사과와 해명을 해야 할 것", “감자바위의 자존심을 짓밟았다” 등으로 날을 세웠다.
3일 고위정책회의에서는 전병헌 정책위의장이 “엄 사장의 한나라당 입당은 ‘기가 차고 염문을 모를 사람이다’라는 말밖에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엄 사장은 양식과 상식을 가진 엄기영 앵커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박지원 원내대표가 “엄 전 사장은 줏대없는 사람”이라며 “‘강원도를 살린다’고 하는데 ‘먼저 엄기영 자신을 살리라’고 충고한다. 엄 전 사장은 100m 미인으로, 가까이 보면 볼수록 허상을 발견하기 때문에 강원도지사로 적임자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김영춘 최고위원도 “마치 일제가 조선을 강제합병하려고 했던 것에 결사반대하던 유력한 선비 한 사람이 합병이후에는 일제에 빌붙어서 벼슬을 하고자했던 숱한 친일 변절인사들의 추태와 별반 다를 게 없는 모습”이라며 “참으로 면구스럽고 창피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엄 전 사장의 출마를 부담스럽다고 했던 민주당 최문순 예비후보는 엄 전 사장의 한나라당 입장이 알려진 지난 2일 “엄 전 사장과 한나라당의 만남은 야합과 기회주의의 전형”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최 후보는 “엄 전 사장은 자신을 탄압하고 쫓아낸 정당에 투항해 강원도백이 되겠다고 하지만 이는 강원도민은 물론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라며 “중앙정부가 강원도를 차별하거나 핍박하면 엄 전 사장이 강원도의 권익을 제대로 지켜낼 지 의문”이라고 비꼬았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도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엄기영님, 강원도민을 위해 한나라당에 입당한다구요?”라며 “MBC도 못 지키면서 과연 강원도를 지킬 수 있을까요”라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이광재 전 지사 또한 최근 “MBC 사장 할 때부터 도와주려고 많이 노력했다. 사람을 잘못 본 내가 무슨 할 말이 있나”고 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야권 인사들이 파상공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프런티어타임스 최정숙 정치부차장 frontier1@frontier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