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환자의 사망이나 중상해 사고에도 의료인의 형사기소를 제한하는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조정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하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충분한 사회적 논의 없이 상임위인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법안을 기습 처리하고,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의료인 특혜 등 일부 의원의 반대에도 표결로 처리를 강행한 결과다.
국회는 국민과 환자의 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위헌적 규정도 담고 있는 개정안을 결코 졸속 처리해서는 안된다.
보건의료인에 대한 과도한 형사 특혜는 평등원칙 위반 및 재판절차진술권 침해 등으로 위헌이다. 업무상과실치사상죄에 대해 면책을 주는 입법례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12가지 중과실을 한정하고, 의료사고수사심의위원회가 판단하여 수사를 중단시킬 수 있도록 한 것은 현행 형사법체계와 충돌한다.
개정안이 차용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의 12대 중대과실의 경우조차도 피해자가 사망하거나 불구가 되거나 불치 또는 난치의 질병이 생긴 경우는 특례를 적용하지 않는다.
더욱이 엄격한 면책요건에 대한 입증책임이 가해 차주에게 있는 교통사고와 달리 개정안에는 입증책임의 부담이 환자에게 오롯이 남아있다.
필수의료행위 정의에 대한 논란, 중대과실과 경과실에 대한 기준 모호, 이를 판단해야할 의료사고심의위원회의 공정성과 신속성 담보에 대한 우려, 돈으로 배상하면 형사책임을 면해주는 특혜 등 개정안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
내일(4/10) 국회 본회의 개최가 예정되어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개정안의 상정을 즉각 중단하고 사회적 논의로 합리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미 위헌을 우려하는 시민·환자·소비자단체와 법조계는 강력한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법개정을 밀어붙이는 것은 추후 피해자들의 위헌소송 등 사회적 비용과 혼란을 야기할 뿐이다.
경실련은 오는 화요일(4/14) 긴급토론회를 개최한다. 법조인·법학자가 참여하여 개정안의 위헌성을 심도있게 톺아보는 자리를 가지며, 보건복지부 정책담당자도 참석한다.
민주당은 개정안 졸속 처리 대신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듣고 충분한 숙의 과정에 동참해야 한다. 그것이 책임 있는 집권 여당의 자세일 것이다.
2026년 4월 9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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