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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09-16 14: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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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만들거나 업무를 행할 때에는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의 최대치를 사용하여야 한다. 만약에 그 일이 知力을 필요로 하는 것이라면, 고도의 지력을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고도의 지력은 집중과 몰두에서 나온다. 그 순간만큼은 완벽을 추구하여야 한다. 어떤 사람이 유능하다는 것은 그가 행한 결과물이 완벽하거나 완벽에 근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에는 `혼자 하는 일`도 있지만 `상대방이 있는 일`이 있다. 상대방이 있는 일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스포츠(축구, 야구)이다. 바둑이나 정치선거도 마찬가지이다. 넓게 보면 국제 외교도 이에 속할 것이다. 국제외교는 스포츠,바둑,선거처럼 상대를 꺾고 내가 이겨야 할 경우도 있지만, 서로 윈윈해야 할 경우도 있으므로 앞의 경우(스포츠,바둑,선거)와는 성질이 약간 다르다.

스포츠, 바둑, 선거, 외교등에서 머리를 쓰는 것을 우리는 지략이라고 부르는 데, 상대를 꺾고 내가 이겨야 하는 경우에서는 고도의 지략이 필요하다. 그와 달리 상대와 서로 윈윈해야 할 경우에는 보통의 지략만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경우와는 달리, 인간관계로 만나는 경우에서는 머리를 쓰면 안 된다. 인간관계에서 머리를 굴리는 것을 우리는 `모략(잔머리)`라고 부른다. 지략과 잔머리(모략)는 분명히 다르다. 지략은 `훌륭한 것`이지만, 잔머리는 `비열한 것`이다.

복거일 교수가 쓴 칼럼 내용 중에 ``처세(인간관계)에 있어 너무 약게 행동하지 말라``는 말이 나온다. 여기에서 약게 행동한다는 것은 바로 위에서 말한 잔머리를 굴린다는 뜻이다. 우리가 다른 누군가와 친구·동지·동료등으로 맺어지길 원할 때에는 솔직하여야지, 머리를 굴려서는 안된다. 솔직함에는 인간적 매력이 숨겨져 있어서 누군가와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인다.

상대방도 잘 되고 나도 잘 되는 것이 가장 좋은 인연이다. 그렇게 되려면 그 전제조건이 서로간에 인간적인 애정이 있어야 한다. 내가 상대방에게 인간적인 호의를 가지고 있고, 상대방도 나에게 인간적인 호의를 품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서로에게 그런 마음이 있다는 것이 확인된 상태가 되면 우리는 둘 사이를 친구가 되었다고 말하게 된다. 그리고 친구가 된 사람을 상대로 머리(지략, 잔머리)를 굴릴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둘 중 하나 또는 둘 모두의 마음속에 그런 인간적인 호의가 없을 때에는 결코 좋은 인연으로 맺어지지 않게 된다. A와 B가 인간관계로 만나게 되었는 데, A는 B에게 인간적인 호의를 가지고 있지만 B는 A를 시기한다고 치자. 그러면 그 사이에서는 불행이 싹튼다. A는 B를 상대로 머리를 굴리지 않지만, B는 A를 상대로 머리를 굴린다.

B가 A를 상대로 머리를 굴리는 이유는 하나다. B는 자기자신은 잘 되고 친구 A는 잘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B와 같은 사람들의 대표적인 특징은 `그런 본심을 숨긴다`는 점이다. 더 나아가 본심을 숨기고 머리를 굴린다.

유비는 제갈량에게 , 조조는 곽가(또는 관우)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당신을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같이 잘 되는 친구사이가 되었으면 합니다``. 사실 친구나 동지를 사귀는 데에는 이 말 한마디면 끝난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만나는 순간부터 머리를 굴리는 사람도 있다. 자기가 甲임을 인식시키려 하거나 우위를 선점하려고 온갖 잔머리를 다 굴린다. 그런 사람을 만나면 기분이 안 좋아지고 머리가 혼란스러워진다. 그들은 신경전 비슷한 기싸움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밀고당기기를 하는 것 같기도 하고 하여튼 잔머리를 쉴 새 없이 굴린다. 사회적 지위가 낮거나 열등감이 많은 사람일수록 그런 잔머리를 많이 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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