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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 토공, 통합결과가 암울하다 엄청난 부패, 청렴도 지수 격차부터 줄여나가야 2008-12-18
신봉기 msdr89@knu.ac.kr
▲ 신봉기 경북대학교 법대교수
국민권익위원회가 2008년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결과를 발표했다.

주공 토공의 통합논의 과정에서 극단적인 상호비방이 있었음에도 그 구체적인 공신력 있는 근거자료가 없어 몹시 궁금하던 차에 나온 결과여서 더욱 값진 것이었다.

무엇보다도 관심이 가는 것은 주공과 토공 관련 부분이었다.

일단 살펴보자.

'공직유관단체'(주요공기업) 10개 공기업 종합평가에서 토공이 4위를 한 반면, 주공은 꼴지인 10위를 차지했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공직유관단체(8.78±0.66)
ㅇ 최우수(1개): 한국전력공사(9.52)
ㅇ 우수(5개): 한국철도공사(9.31), 농수산물유통공사(9.25), 한국토지공사(9.17), 한국조폐공사(9.15), 한국도로공사(8.94)
ㅇ 보통(2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8.67), 한국농촌공사(8.30)
ㅇ 미흡(2개): 한국수자원공사(8.06), 대한주택공사(7.43)

토공과 주공의 종합평가 점수차가 1.74점에 이른다는 것은 단순한 일회성 해프닝으로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주공인들의 말대로, 그 많은 주공 직원들, 사장에서부터 일선 민원 담당 직원에 이르기까지 살을 에는 듯한 자기반성이 있지 않고는 이를 토공수준에까지 올리지 못하는 수준의 점수차라고 할 수 있다.

이제까지 뇌물사건이 있으면 서로 맞불 놓기 식으로 주공 토공 직원들은 결국 그치가 그치라는 보도로 넘어가곤 했었다.

그러나 국민권익위원회의 이번 청렴도 종합평가 결과는 언론과 당사자 기관들의 보도억제 노력이 도를 넘는다는 것과, 언론에 대하여 무분별하게 관련 기관이 쥐어주는 보도자료에만 의존해 기사를 쓴 잘못을 자성하도록 하는 의미를 갖는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이제 「종합청렴도」를 「외부청렴도」와 「내부청렴도」로 구분하여 좀 더 구체적인 수치로써 비교해 보기로 하자.

종합청렴도: 주공(7.43), 토공(9.17)
ꋪ 외부청렴도: 주공(6.83), 토공(8.99)
- 부패지수: 주공(6.58), 토공(9.67)
- 투명성지수: 주공(6.83), 토공(8.22)
- 책임성지수: 주공(7.42), 토공(8.55)
ꋪ 내부청렴도: 주공(8.84), 토공(9.59)
- 청렴문화지수: 주공(8.47), 토공(9.37)
- 업무청렴지수: 주공(9.13), 토공(9.76)

특히 부패지수만 놓고 보면 주공의 부패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최악이다. 평가대상 10개 주요공기업 중 언론에서 문제시되고 있는 한국농촌공사(6.96) 보다도 못미친다. 그밖에 한국수자원공사(7.14)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9점대 상위수준을 보이고 있는데, 주공은 어쩐 일인지 6.58에 그친다. 한 마디로 그냥 부패에 젖어 지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지경이다.

이러한데도 주공과 토공을 통합할 것인가?

2009년도 정부예산이 284조원인데, 통합공사의 2009년도 부채가 100조원을 넘어선다. 통합하면 부패지수, 청렴지수가 높아질 것이라고 강변해서는 안된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맑은 우물을 통째로 흐리고, 악화는 양화를 구축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 않은가?

이러한 상황에서 주공과 토공을 통합하면 역(逆)시너지효과를 가져온다.
어떠한가? 주공(住公)의 부패지수, 내·외부 청렴도 지수를 토공(土公) 수준으로 높인 후에야 통합 논의를 해도 그 의미가 있지 않은가?

국민권익위원회의 「주공·토공 청렴도 지수」를 보고서도 양자를 통합해야 한다고 우긴다면 그것은 더 이상 우리가 신뢰할만한 정치인이 될 수 없다. 그들은 역사 앞에, 국민 앞에 무릎을 꿇어야 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땐 이미 너무 늦었다. 국민 모두에게 불행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이제 주공·토공 통합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주요공기업 10개 중 4위의 토공, 10위의 주공이 통합되면, 시너지효과가 아니라 국가적 위기의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주공의 부패지수 수준이 적어도 토공 수준에 이를 정도까지 고도의 자정 노력 후에 진행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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