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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8-06-25 20:4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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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에 의해 강제 연행되는 이정희 의원
정부의 쇠고기 수입 고시 관보게재를 앞둔 25일, 서울 도심에서는 낮부터 고시 강행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 경찰은 서울 경복궁역 앞에서 열린 고시규탄 집회 참가자 47명을 현장에서 강제연행했다.

경찰, 47명 연행, 5개 경찰서 분산조사 중

서울경찰청은 이날 서울 종로구 내자동로터리에서 기습시위를 벌이거나 경찰의 해산 작전을 방해한 47명을 붙잡아 은평경찰서와 양천서, 구로서, 마포서, 서부서 등 서울 시내 5개 경찰서에서 분산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25일 오후 2시 서울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후 참석자 20여명은 청와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려다가 경찰의 차벽이 가로막히자 차로를 따라 경복궁역 방면으로 행진을 시도하다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오후 3시쯤 100여 명으로 불어난 시위대는 청와대 방면 5개 차로를 점거한 채 연좌시위를 벌였으며 오후 3시50분경 시위대 해산을 시도, 4시께 시위대 20여명을 연행했다. 초등학교 6학년생인 초등학생도 연행 되었으나 시민들 항의로 풀려났다.

초등학생 '나이 묻지 않고 연행했다'

연행됐던 초등학생은 "나이도 묻지 않고 연행했다"며 "호송차 안에서 여경이 '몇 살이냐'고 물어본 뒤 풀어줬다"고 말했다. 오후 5시 경복궁 앞에서 연행된 시위자들을 태운 경찰 호송차를 시민들이 항의하는 과정에서 10여 명이 또 경찰에 연행됐다.

이들은 호송차와 실랑이를 벌이며 세종문화회관 쪽으로 걸어가는 중 갑자기 전경들이 이들을 포위해 연행했다. 시민 11명은 항의하지 않고 호송차 안으로 들어갔으며 이중 한 여성은 탈진해 실신하기도 했다.

연행자 모씨는 "우리 의지 관철하려 나왔는데 강제연행됐다. 소통이 막혔다. 실망을 넘어 절망수준"이라며 "미란다 고지도 없이 불법연행됐는데, 법치국가 맞는지 의심스럽다"고 개탄했다.

현역 의원, 미란다 원칙 고지없이 연행

현역 국회의원인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도 경찰의 시위대 강제해산에 항의하다 함께 연행돼 마포경찰서에서 변호인을 기다리며 대기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 의원이 `차라리 나를 잡아가라'며 자진해서 호송차에 올라탄 것으로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으나, 이 의원은 "국회의원을 불법으로 연행하는 게 말이 되느냐. 미란다 원칙도 고지하지 않았다"라며 항의했다.

의원과 일반 시민들뿐 아니라 국민대책회의 팀장 등 촛불집회 관계자들도 이날 경찰에 검거됐다. 연행된 시위자들은 "경찰이 연행 과정에서 심하게 목을 졸랐다"며 과격 진압을 규탄했다.

'정권이 공안본색 노골적 드러내고 있다'

격분한 시민들은 한때 연행자가 탄 경찰버스를 가로막으며 연행자를 풀어줄 것을 요구했고 경찰은 버스를 가로막는 시민들까지 강제로 연행해 공안정국을 연상케 했다.

통합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정권이 공안본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며 "국민의 뜻을 거스르고 기어이 고시를 강행한다면 이명박 정부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 대변인은 '공안정국 운운은 그 자체가 80년대 식 발상'이라는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의 발언에 대해 "컨테어너 박스 뒤의 구중궁궐인 청와대에서는 태평성대인지 모르겠지만 국민들은 분명히 80년대 공안정국을 살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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