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0-04-10 22:23:08
기사수정
강원랜드(하이원리조트. 대표 최영)의 허술한 직원관리와 ‘뒷북’ 조치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환전업무를 담당하던 한 직원이 도박판에서 나온 80억원을 훔쳐 흥청망청 탕진, 70여명이 징계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는 강원랜드가 국민의 건전한 레저문화 향상에 기여하기는커녕 국민의 고혈을 이용해 도박장화하고 있으며, 직원들은 이 돈을 제 돈처럼 빼내 쓰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 당국의 철저한 감시와 경영진에 대한 문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7일 춘천지법 영월지원은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100만원권 수표를 상습적으로 훔친 혐의(특가법상 절도 등)로 구속기소된 최모(31.여)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하고, 압수된 100만원권 수표 13장을 강원랜드에 환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최 씨는 실형을 선고 받았지만, 문제는 강원랜드가 잃어버린 80억원을 얼마만큼 되찾을 수 있느냐다.

강원랜드 측은 최근 지난해 10월 말부터 최 씨와 최 씨 가족 명의의 부동산을 가압류신청 하는 등 수 십억 원 규모의 재산에 대해 손실보전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가 압류재산 중 어느 정도까지를 강원랜드에서 빼돌린 돈으로 구입했다고 인정할 지는 현재 진행 중인 민·형사상 최종 재판 결과가 모두 나와봐야 알 수 있다.

강원랜드는 사건 이후 손실보전 추진 외에 사건발생기간 중 책임자를 문책하고 환전팀 등 현금성 자산 담당직원 70여명을 인사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금과 칩의 교환을 전용창구로 일원화하고, 100만원짜리 고액 칩 사용을 중지했으며, 모니터 감시 시스템을 대폭 개선했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부정·비리를 뿌리 뽑고 지휘체계를 문책함은 물론 회사가 입은 손실을 법에 따라 반드시 환수함으로써 조직 근무기강과 윤리경영체계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랜드의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 최경환 장관 또한 지난 2월 “강원랜드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차원에서 준시장형 공기업에 준하는 수준으로 관리방안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후속 조치 발표에도 누리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강원랜드는 지난 2000년 개장 이후 지난해 말까지 회사기금 횡령 등으로 징계를 받거나 사법처리된 직원 수가 무려 160여명에 이르는 등 관리감독 강화 요구가 끊임 없이 제기돼 왔지만 결국 80억 절도라는 대형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관련 기사에는 수백 개의 댓글이 달릴 정도로 관심을 받고 있고, 누리꾼들은 최 씨 외에도 사고를 예방하지 못한 강원랜드를 비난했다.

관련 기사를 본 누리꾼들은 “일개 여직원한테 털릴 정도면 정말 문제가 심각하다. 드러났기에 망정이지, 내부가 썩어 있을 줄 누가 알겠나? 감시인원 늘리고 카메라 늘린다고 해도 의심스럽다(오종X)”, “80억원을 훔치는 동안 정확히 잡아내지 못했다는 게 신기하다. 대체 얼마나 많은 돈을 뜯어내고 있는 거냐?(박호X)”, “돈을 얼마나 벌어댔으면 1년6개월 동안 80억이 빠져 나가는 걸 눈치 못 챘다는 말인가. 국민들이 다 갖다 바치는 돈이니까 우리 국민들도 할 말은 없지만. 그 80억 채워주느라 집안 말아 먹은 가장들이 얼마나 많을까(안찬X)”, “가압류 많이 해봐야 40~50억 되겠네. 감방 8년에 30~40억이라 할 만하다(김경X)” 등의 의견을 올리며 질타했다.

이같이 절도·횡령 사건 등으로 복마전을 방불케함에도 불구, 강원랜드의 미온적 대처가 결국 국민들의 돈을 잃어버렸다는 지적이다.

<프런티어타임스 최정숙 정치부차장 frontier1@frontiertimes.co.kr>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worldnews.or.kr/news/view.php?idx=6846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