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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9-12-30 00: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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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경인년 새해를 열다.

비스듬히 시선을 둔다.
차가운 바람이 불기 때문이다.
그러면 차가움으로부터 볼기를 보호할 수 있다.
바람을 피하기에는,
날씨가 너무 차가워졌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가슴을 펴고서 맞는다.
한 해의 먼지를 쓸어가는 바람이다.
맞서는 바람이 참으로 시원하다.

아마도,
바람이 그렇게 정리를 마치면,
태양은 저으기 떠오르는가 보다.
동터 오르기 전의,
차가움은 극에 달하는 것이다.
미명은 그렇게 퇴각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새해가 오는 것이다.

새벽 즈음의 차가움은
바람이 태양의 눈치를 살피다가,
미동의 게으름을 떨치고서,
그제서야 정리정돈에 서두르기 때문인가 보다.
바람의 요동이 만든 차가움인 것이다.

그 맑음의 연후에,
태양이 둥글게 떠오른다.
둥글어 세상을 다 비추는 것이다.
부채살을 만들어
직선으로 내리는 햇살을 넌지시 바라다본다.

날마다 태양은 떠오르건만,
바라다보는 그 모습은 날마다 다르다.
올려다보는 그 색깔은 날마다 다르다.
하나에서 다름이 나오는 것인가 보다.

태양이 떠올랐으니,
그저 하루가 열리는 것은 아닐 것이다.
아침에 기상하였으니,
그저 하루를 시작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날마다 바둥쳐 보고,
날마다 구상해 보고,
날마다 꿈꾸어 보고,
날마다 도전해 보고,
그것이 생인 것이다.
생은 껍질을 깨는 것이다.
생은 상상하고 꿈꾸고 나아가는 것이다.

바람에 이는 나무도,
차가움에 움추리는 화초도,
얼음장 밑으로 졸졸 흐르는 물도,
그 가녀린 몸짓에도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살았음의 징표다.

살아 있으니,
기대어 보는 것이다.
기댈 수 있으니,
기꺼운 호흡을 나누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것은 그렇게 의미가 있다.

무수히 시도한다.
나무들이 어떻게 이야기를 나누는지,
묵묵한 바위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산능선들끼리 저마다 어떤 밀어를 나누는지,
그들끼리는 분명 대화가 있을 것이다.
그들끼리는 분명 의미전달이 있을 것이다.

대화가 있기에 마주보는 것이다.
대화할 수 있기에 흩어지지 않고 군집하여 있는 것이다.
다만 자연의 한 조각인 인간인 우리가 들을 수 없을 뿐이다.

나무들의 이야기,
화초의 움틀거림,
산능선의 밀어,
그것을 들을 수만 있다면 다른 차원의 세상이 열릴 것이다.
대화란 그렇게 찬연한 것이다.
대화란 다름에 다가가는 것이다.

하나의 태양에서 다름이 나오듯,
여러 다름을 하나로 만드는 것이 대화이다.
대화는 원래로 귀일하는 것이다.

쓰르륵 화초가 꽃피우는 소리,
조르륵 개울물이 흐르는 소리.
싸르륵 소나무숲에서 부는 소리,
자연은 어즈버 인간에게 그런 선물을 준 것이다.
자연의 소리를 청음하듯,
다른 사람의 말을 먼저 경청하는 것이 대화이다.

2010년 경인년 새해에는,
그 누구라도 마주하여 격의 없는 대화로 꿈과 희망을 나누는 한 해가 되길 염원한다.
대화가 부재하면 희망을 바라보는 세상 또한 존재하지 않는 것이니 말이다.

2010년 경인년 희망의 태양 새해 아침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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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극원 취재기자 정극원 취재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대구대학교 법과대학 학장
    대구대학교 법대 졸업
    독일 콘스탄츠대학교 법대 법학박사
    한국헌법학회 총무이사(전)
    한국비교공법학회 총무이사(전)
    한국공법학회 기획이사
    한국토지공법학회 기획이사
    유럽헌법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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