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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5-23 23: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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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계,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 보이콧 나선다

21대 여야, 간호법안 제정 약속 무시한 채 희생만 요구 … “간호사들 폭발”

 

 

간호사들이 21대 국회에서 간호법안이 제정되지 않는다면 의료공백 사태로 인해 정부가 진행 중인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을 보이콧하겠다고 선언했다.

 

대한간호협회는 23일 국회 앞 의사당대로에서 전국 간호사 2만여 명이 모인 가운데 ‘전국 간호사 간호법안 제정 촉구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21대 국회 내에 간호법안이 제정되지 않는다면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을 전면 보이콧하겠다고 밝혔다.

 

간호계를 대표해 간호법안 제정을 이끌어 온 대한간호협회 신경림 간호법제정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결의대회 참석자들은 ‘국회와 정부의 간호법 제정 약속 미이행 시 강력 투쟁 선언문’을 이날 채택하고 보이콧 사유로 21대 국회가 일주일 밖에 남지 않은 오늘(23일)까지도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여야 정치인들은 간호법안을 제정하겠다던 애초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지 않고 간호사들에게 희생만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대한간호협회 탁영란 회장도 대국회성명서를 통해 “간호법안은 21세기와 2024년을 관통하는 ‘시대정신’임을 명명백백하게 천명한다”면서 “더 나아가 간호법안을 반대하는 자와 지연시키려는 세력은 먼 훗날이 아니라 바로 오늘, 이 자리에서 그리고 머지않은 장래에 반드시 역사적 심판을 받게 되리라고 굳게굳게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야 21대 국회의원을 향해 “국민들 앞에 한 간호법안 제정 약속을 지켜달라”면서 “약속한 시간은 이제 일주밖에 남지 않았고, 간호사들은 오늘도 위기의 의료 현장을 지키고 있다”며 간호사들이 처해 있는 어려운 상황에 대해 호소했다.

 

특히 “22대 국회가 열리고 의대 증원이 부른 의료 상황이 해소되면 간호사들은 또다시 범법자로 내몰리게 된다”면서 “간호와 관련 법이 없어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한 채 과중한 업무와 불법에 간호사들이 내몰리는 열악한 상황을 이대로 보고만 있을 거냐”고 따져 물었다.

 

의사협회에 대해서는 “의정갈등이라는 황당한 국면을 만들어놓고, 고통 속에 신음하는 환자를 나 몰라라 팽개치고, 병원을 뛰쳐나간 스스로의 과오에 대해 왜 반성하지 않고는 국민들 건강을 더 잘 보살피고, ‘노인돌봄·간호사 처우개선’을 지향하는 간호법안에는 왜 무조건 반대한다”면서 “반대하기에 앞서 스스로 기억상실, 양심불량이 아닌지 성찰부터 하길 권한다”고 꼬집었다.

 

언론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탁영란 회장은 “왜 간호법안을 의사들과 간호사들의 이권 대립, 여당-야당의 힘겨루기로만 다루고 있냐”며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간호법안을 대하는 언론들을 질타했다. 

 

탁영란 회장은 “진실·사실·팩트 앞에선 국민의힘도 더불어민주당도 의사협회도 언론들도 결코 예외가 될 수 없다”면서 “대의(大義)와 시대정신 앞에서 통 크고 정직한 그런 정치인들을 보고 싶고 어떠한 경우에도 환자를 저버리지 않는 의사다운 양심적인 참 의사들을 만나고 싶고 시대정신과 개혁을 무시하지 않는 그런 언론이 그립다”며 “초고령사회와 국민의 보편적 건강 확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간호사들의 역할을 강화하고 이들을 보호하는 것이 바로 ‘시대정신’이고 ‘의료개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21대 국회에 남겨진 시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 “진정한 의료개혁으로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에게 촘촘하고 세밀하게 의료와 사회안전망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즉각 간호법안이 제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간호협회 손혜숙 제1부회장은 대국회호소문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환자 곁을 지킬 것이라 선서했던 간호사가 지난 두 번의 사계절 동안 국회 앞 여의도 길을 지켜야 했던 이유와 봄의 꽃샘 추위와 한여름의 뙤약볕, 가을의 스산한 바람과 겨울의 눈보라 속에서도 국회 앞에 모이고, 하루도 빠짐없이 1인 시위를 전개한 이유를 아냐”고 따져 묻고 “전국 65만 간호인이 때로는 거세게 때로는 간절하게 염원한 간호법안 제정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의료법의 간호사 업무 중‘진료의 보조’.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어떤 업무를 어떤 기준으로 해야 하는지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모호한 ‘진료의 보조’로 의료현장의 간호사는 의료기관장으로부터 불명확한 업무를 무분별하게 지시받고 수행하도록 강요받고 있다”면서 “우리가 다시 시작한 4번째 도전이 또다시 끝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전국 17개 지부와 10개 산하단체를 대표해 대국회호소에 나선 대구광역시간호사회 서부덕 회장은 “지금 현장의 간호사들은 매우 지쳐 있다. 이렇게 소진되어 가면서도 현장을 떠날 수 없는 간호사를 이렇게 외면하실 것이냐”고 되묻고 “간호사들은 필요할 때만 쓰고 버려지는 소모품이 아니다”며 “국민들의 절실한 요구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요구했다.

 

국회 앞 의사당대로를 가득 메운 간호사, 발령 대기 중인 신규간호사, 간호대학생 등 2만여 명은 “간호사가 법적 보호 속에서 국민과 환자에게 최선의 간호를 제공할 수 있도록, 여야와 정부가 합의한 간호법안을 21대 국회에서 반드시 제정해 달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의사 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공백 속에서도 환자 곁을 끝까지 지킨 전국 각지의 간호사들이 흰색 상의를 입고 모여 의사당대로를 백색 물결로 가득 채웠다.

 

전국에서 모인 간호사들은 “21대 국회는 간호법안을 즉각 통과시켜라!”, “의료공백, 간호사가 지켰더니 범법자가 왠 말이냐!”, “약속을 지켜라, 간호법!”, “제정하라, 간호법, 통과시켜라, 간호법!”, “간호법, 약속을 지켜라!”, “국민 곁을 지키자, 간호법 투쟁”을 외쳤다. 이날 때이른 한낮 더위가 도로 위 아스팔트를 달궜지만, 간호법안 제정을 촉구하는 2만 여 간호사들의 결연한 의지를 꺾을 순 없었다.

 

간호사들은 간호사를 소모품으로 사용하지 말라는 의미의 ‘NO! TISSUE! 간호법 약속을 지켜라’와 간호법안 제정을 통한 의료개혁 성공을 담은 ‘국민 곁을 지키기 위해 간호법 투쟁’이 적힌 보라색 손피켓으로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표방하며 21대 국회 임기 내 반드시 간호법안을 제정하라고 국회를 압박했다.

 

21대 국회 내 간호법안 제정을 촉구하고 나섰던 참석 간호사들은 시민들에게 간호법안 제정의 정당성을 알리기 위해 국민의힘 당사와 더불어민주당 당사까지 행진에 나섰다.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휴지를 한 장씩 뽑아서 버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한 경상남도간호사회 남정자 회장은 “현행 의료법으로는 간호사들을 보호할 수 없다.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되는 동안 간호사들은 여전히 1973년도에 제정된 의료법에 갖혀 있다면서 국민을 위해 더욱 전문적인 간호를 제공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것이 오늘 대한민국 의료의 현실”이라며 “국민의힘이 21대 국회 내에 간호법안 제정에 나서 줄 것”을 촉구했다.

 

전북특별자치도간호사회 신은숙 회장은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휴지를 한 장씩 뽑아서 버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한 뒤 “국회가 지금껏 소모적인 정치싸움에 매몰되어 국민의 건강을 돌보는 일을 외면한 것은 아닐 것이라 믿고 싶다”면서 “이제 우리 간호사들의 믿음에, 국민의 명령에, 국회가 답할 차례”라고 더불어민주당 나서 줄 것을 요구했다.

 

한편, 대한간호협회는 오는 24일과 27일에는 용산 대통령실 앞과 국회 앞에서도 간호법안 제정을 촉구할 예정이다. 이날 전국 간호사 간호법안 제정 촉구대회는 대한간호협회 공식 유튜브채널 ‘KNA TV’를 통해 실시간 생중계됐다.

 

사진, 전국 간호사 간호법안 제정 촉구 결의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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