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6-06-20 16:21:50
  • 수정 2016-06-20 16:41:15
기사수정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0일에 열린 본회의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상층 노동자들이 자신의 기득권을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대폭 양보하는 것이 사회적 대타협의 핵심"이라고 말하고, "우리나라 경제문제의 해법은 중향평준화가 답"이라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한국의 경우 소득 상위 10%의 사람들이 전체 소득의 절반을 가져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말한 뒤, "이런 소득 양극화는 하위 90% 노동자들이 열심히 일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어떤 구조적이고 제도적인 장벽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최근에 일어난 구의역 스크린 도어 사건을을 사례로 들면서, '정규직에 대한 과다한 보호가 비정규직에 대한 수탈로 이어지는 노동시장의 이중성 문제'가 우리 경제와 노동문제를 크게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원내대표는 좌파진영과 그 진영을 대변하는 정치인들이 주장하는 경제해법에 대해서는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였다.  

정 원내대표는 "(좌파진영의 주장은) 기아자동차 2차 협력업체 직원도, 1차협력업체 직원도 기아차의 정규직으로 만들어, 1억 연봉을 주자는 이야기인데, 이 얼마나 듣기 좋고 달콤한 주장이냐"고 묻고, " 그들이 말하는 '하위 90%에 있는 사람들도 상위 10%처럼 대우해 주자'는 상향식 평준화는 실현할 수 없는 포퓰리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우리 경제와 노동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고임금과 복지혜택이 많은 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양보하는 중향평준화가 답"이라고 말했다.


이하는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국회교섭단체대표연설 全文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세균 국회의장과 선후배 동료 의원 여러분!
황교안 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우리 대한민국은 위대한 역사를 써 왔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일인당 국민소득이 3만 불에 근접하고,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되었습니다.
산업화와 함께 정치민주화를 이뤄냈습니다.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일궈낸
값진 결실입니다.

집권여당 원내대표로서,
오늘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청년들의 아우성

그러나 오늘날
이 위대한 대한민국에 그림자가 길게 드리우고 있습니다.

청년들의 실업 문제가 너무 심각합니다.

이 청년들은 단군 이래 가장 스펙이 좋은 세대,
잘 준비된 세대라고도 합니다. 이들이 지금“일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다”고
절규하고 있습니다.

청년 실업이 10%를 넘어서고
체감 실업률이 30% 수준이라는 조사가 있습니다.
그나마 청년들에게 주어지는 일자리는
비정규직 임시직이 적지 않습니다.

무항산(無恒産)이면 무항심(無恒心)이라고 했습니다.
일자리가 불안하니 미래가 불안하고,
결혼도 안하고 결혼을 해도
아이는 낳지 않겠다는 것 아닙니까?
이들의 다른 이름은 삼포세대입니다.

자랑스러운 역사를 써 온
대한민국이 직면한 슬픈 자화상입니다.
한국의 자살률은 OECD 국가 가운데 1위입니다.
노인 빈곤율은 OECD 평균 25%의 두 배인 50%입니다.
노인 두 사람 중 한 명이 절대빈곤선 아래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청소년들은 중학교만 들어가면
대학 입학을 목표로 학원가를 헤맵니다.
부모들은 사교육비 부담으로 노후 대비를 할 수가 없습니다.

삶의 질을 측정하는 모든 지표에서
우리는 OECD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힘들다고 아우성입니다.

어떻게 해야 이 암담한 현실을 넘어설 수 있겠습니까?

진실을 대면할 담대한 용기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우리 대한민국은 기로에 서 있습니다.
비상을 멈추고 추락할 것인지,
자랑스러운 성취의 역사를 이어가면서
더 큰 대한민국으로 거듭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진실을 대면할 용기입니다.

우리는 근대화와 경제성장을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면서 전력 질주해 왔습니다.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자”는 국민적 열망이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든 원동력이었습니다.

이제 우리를 둘러싼 경제 환경이
근본적으로 바뀌었음을 인정해야 할 때입니다.


고도성장 시대의 마감

한국 경제는 저성장 시대에 진입했습니다.

한국경제의 잠재 성장률이 2%대로 떨어졌다는
조사결과가 나옵니다.
IMF(국제통화기금)와 OECD(경제개발협력기구)의 예측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더욱 문제인 것은,
경제가 성장해도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고,
경제가 성장해도 국민들 삶의 질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우리 경제가 설령 1% 더 성장한다고
과연 내 삶이 더 풍요로워질까’
치킨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매일 밤 곱씹는 의문입니다.

물론 경제 성장은 포기할 수 없는 목표입니다.

우리 경제가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의
안정적인 궤도에 오를 때까지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성장의 페달을 계속 밟을 수 밖에 없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새누리당은 지금까지
나눠먹을 파이를 키우는 일에 집중해 왔습니다.
‘파이를 어떻게 나눌 것인가’ 하는
분배의 문제는
그만큼 정책의 후순위로 밀렸습니다.
그러나 이제 성장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우리 앞에 산적해 있습니다.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라도
이제 분배의 문제를 고민해야만 할 시점입니다.

심화되는 소득 불평등

저를 포함해서 많은 국민들은 그동안
‘대한민국이 비교적
공정하고 평등하게 분배가 이루어지는 나라’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리고 IMF 외환위기 이전에는
이런 믿음이 현실과 부합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연구결과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사회의 불평등 정도가 너무 심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과 함께 가장 불평등한 국가군에 속합니다.
한국의 경우, 소득 상위 10%의 사람들이
전체 소득의 절반을 가져간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소득 상위 10%에 속하는 사람들은
대기업의 오너나 경영진, 의사와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 그리고 대기업과 공공부문 정규직 노동자들입니다.
이들의 연봉은 평균 1억을 넘습니다.

하위 90%에 속하는 사람들은
비정규직 노동자, 중소기업 노동자, 영세 자영업자들입니다. 이들의 연봉은 2,000만에서 3,000만원 정도입니다.
불평등이 이렇게 심하면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는 건강하게 유지될 수 없습니다.

하위 90%의 근로자가
열심히 일하지 않아서 가난하다면
양극화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어떤 구조적이고 제도적인 장벽 때문에
이들에게 불평등과 가난이 강요되고 있다면
이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구의역 비극은 우리의 아픈 자화상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5월 28일
우리는 비극적인 사고 소식을 접했습니다.
구의역에서 고장난 스크린 도어를 수리하던
19살 비정규직 김 군이 사망하였습니다.

컵라면 먹을 시간도 없이
열심히 일했던 김 군의 월급은 왜 150만원이 안됐을까요?

2인 1조 작업이라는 안전수칙은
왜 지켜지지 않았던 것일까요?
구의역 사건은 정규직에 대한 과다한 보호가
비정규직에 대한 수탈로 이어지는
노동시장의 이중성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냈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충격에 빠졌습니다.

서울메트로 퇴직자들은 월 440만원을 받았습니다.
이들에게 과도하게 떼주다 보니
김 군과 같이 현장에서 고생하는
직원들의 월급은 144만원에 불과했습니다.
2인1조로 일하기가 불가능한,
적은 인원만 채용하게 된 것입니다.
서울메트로는 철밥통 공기업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현장점검을 하는 청년들은 비정규직 하청으로 넘기고,
월급은 메피아의 1/3도 안되게 주었습니다.
철밥통의 댓가를
비정규직 청년들이 치르고 있는 셈입니다.
이중적 노동시장의 문제점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가 너무 크고,
이 격차가 갈수록 더 벌어진다는 것입니다.
최근 고용노동부 자료에 의하면
정규직 평균 월급은 319만원, 비정규직은 137만원입니다.
기아 자동차 공장의 본사 정규직 노동자는 연봉 1억원을,
같은 공장에 근무하는 사내 하청 노동자는
5,000만원의 연봉을 받습니다.
1차 협력사의 사내하청, 2차 협력사로 내려가면
노동자의 연봉이 대략 2,500 만원 정도 됩니다.
본사 정규직 노동자의 1/4에 불과합니다.

한겨레신문이 한국노동연구원에 의뢰하여
실시한 조사결과입니다.
본사 정규직이 되느냐, 협력사의 직원이 되느냐,
2차 협력사의 직원이 되느냐에 따라,
봉건제처럼 엄격한 신분질서가 결정됩니다.

어떠한 기술을 가지고 있고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가 아니라,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 대기업이냐 중소기업이냐에 따라 임금이 결정되는 것이
이중적 노동시장입니다.

IMF는 몇 년 전부터
저출산 고령화와 노동시장 왜곡을
한국 경제의 구조적 난관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OECD는 지난 5월에 ‘한국경제 보고서’를 출간하였습니다.
OECD는 저성장, 낮은 생산성과 함께
이중적 노동시장을 한국경제가 극복해야 할
중요 과제로 적시했습니다.

우리의 노동시장 정책은
정규직들의 일자리를 과보호하면서,
비정규직들의 처우는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이것이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0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worldnews.or.kr/news/view.php?idx=19043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