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길에 누운 장애인 구하려다 경찰관 순직
- 경주경찰서 고 이기태경위 1계급특진-
지난 21일 10대 장애인은 구하려다 열차에 치어 순직한 경주 경찰서 이기태 경위가 마지막 순간까지 귀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안간힘을 섰든 것으로 전해져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이 경위는 이날 오전 10시쯤 함께 숨진 김모(15)군이 불국사 인근의 한숙박업소에서 행패를 부린다는 신고를 받고 동료인 김모(46)경사와 현장에 출동 했다. 이 경위는 김군의 집이 서울시 중랑구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부모에게 연락했지만 김 군의 부모는 당장 데리러 가기가 어렵다며 기차에 태워 보내달라는 부탁을 받고 인근 불국사역에서 김군을 태워 보내려 했지만 불국사역에는 청량리역에 서는 열차가 없어 인근에 있는 울산시 호계역으로 가든 길이었다.
사고 지점은 호계역에서 2㎞가량 떨어진 철길이다. 철로 주변은 사고를 막기 위해 철제 울타리가 처져 있지만 사고 지점은 인근 농민들의 출입 편의를 위해 작은 출입구를 낸 곳이었다. 순찰차의 CCTV는 김군이 열린 문을 지나 철길로 가는 상황이 남아 있었다. 순찰차에서 달아난 김 군은 집에 가기 싫다며 철길에 엎드렸고 이 시각이 오전 11시 25분 쯤이었다. 사고가 오전 11시 56분쯤에 난점을 감안하면 30여분이나 이 경위와 김 경사는 김 군을 철길에서 떼어 내려 애를 섰든 것으로 짐작된다. 김군을 달래고 힘으로 끌어 내려 했지만 100㎏에 이르는 김군을 철길에서 떼어내긴 역부족이었다.
이 경위의 신체는 절반가량이 크게 훼손된 채 발견됐다. 마지막 순간까지 김 군을 살리기 위해 사투를 벌린 것. 특히 사고 구간이 직선주로여서 기차가 온다는 사실을 인지 했지만 끝까지 김 군에게 매달렸것으로 보여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함께 있든 김 경사도 발가락이 열차 바퀴에 깔리면서 중상을 입고 22일 대구의 한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김 경사는 부상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충격이 커서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하는 상태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1958년생인 이 경위는 1982년 10월 순경 공채로 경찰에 입문해 형사계와 조사계등 34년간 경찰에 몸 담았다. 그동안 내무부장관 표창과 경찰청장 표창 등 15차례에 걸처 각종 표창장을 받을 정도로 모범 경찰관으로 꼽혔다. 동료들은 숨진 이 경위에 대해 묵묵히 자기일을 다하든 동료이자 선배였다고 회상했다.
이 경위에겐 1계급특진과 공로장이 헌정됐다. 영결식은 23일 오전 경주경찰서에서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