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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10-19 09:2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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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학교 시절 나는 방학때만 되면 어김없이 외갓집에 가서 지냈다. 나의 외갓집은 원주 도심에서 많이 떨어진 곳으로 비교적 인적이 드문 곳이었다. 그 당시 외갓집에 가면 제비를 볼 수 있었는 데, 지붕 처마에 집 짓고 살았다. 새끼 제비들이 짹짹거리고 또 밑으로 제비똥을 싸서 꽤 지저분했다. 그러나 시골에는 제비가 깃들면 그 집에 운이 깃든다는 속설이 있기때문에 제비가 처마에 집 짓고 사는 것을 그리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제비가 집 안으로 들나드는 것을 좋게 생각한다. 제비는 함부로 둥지를 만들지 않고 반드시 안전한 곳을 선택해서 짓는 데, 사람의 인심이 좋은 집안에 둥지를 튼다고 했다. 어릴 적 나는 제비 집 구경하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방학이 되어서 외갓집에 갔는 데, 그 동안 쭉 있었던 제비 집이 사라지고 없었다. 외할아버지한테 자초지종을 물어보니, 이유인 즉슨 이러했다. 윗 마을 어느 할아버지가 제비 집과 새끼 제비가 약에 좋다고 해서 잡아갔고 그때 제비 집이 헐렸다고 했다. 왜 그리 하도록 허락했냐고 외할아버지께 따지자, 외할아버지는 윗 마을 할아버지가 와서 하도 통사정을 하면서 약으로 쓰게 해달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그리되었다고 대답하셨다. 그 이후로 외갓집 처마에는 새로운 제비가 날라와서 둥지를 트는 일이 없었고 하물며 우연히 잠시 날아들어오는 제비조차도 없었다. 사람들은 그런 것을 보고 제비도 영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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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999년도에 조독투 논객 시절때, `死馬骨五百金`에 대한 고사에 관한 글을 쓴 적이 있다. 그 내용에 대해서는 법무법인 바른 소속의 윤경변호사의 블로그에 잘 소개되어 있으니 관심있는 독자들은 그것을 읽어보면 되겠다.그 내용을 요약해서 쉽게 설명해보면 다음과 같다. (http://yklawyer.tistory.com/699)

천리마를 얻기위해 천리마 뼈를 가져온 사람에게 후한 값을 치르면, 진짜 천리마를 가진 사람이 나타난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어떤 사람이 천리마 뼈를 500금에 샀다면, 필경 그 사람은 살아있는 천리마를 그보다 훨씬 더 비싼 금으로 살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 이야기를 들은 왕은 박지성급의 인재(연봉 10억급 인재)에게 그 이상의 후한 대우(연봉 50억)를 해주면서 영입하였다. 그러자 머지 않아 네이마르, 수아레스, 메시급의 인재들(연봉 500억급)이 찾아들었다. 메시급의 인재들이 모여든 이유는 박지성급의 인재를 분에 넘치도록 후하게 대우했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이 고사에 나오는 연나라 소왕(昭王)은 `박지성급의 인재`인 곽외(郭嵬)를 위해 궁전을 짓고 그를 스승으로 모셨다. 얼마 후 `메시급의 인재`인 악의(樂毅)가 위나라에서 왔으며, 추연(鄒衍)이 제나라에서 왔고, 극신(劇辛)이 조나라에서 왔다. 재능있는 사람들이 앞 다퉈 연나라에 모이면서 연나라는 강대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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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터넷판 중앙일보에 `[토요 정담(政談)] 새정치련 도와주러 왔는데 정떨어지네요`라는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그 기사를 읽어보니 좌파진영에 찾아간 사람중에 욕(辱)을 당하고 온 게 나 뿐이 아닌 듯하다. 좌파진영사람들은 새로운 쓸만한 인재가 들어 올 적마다 그런 식으로 대한다고 한다.

좌파진영에 갔다가 온 사람들은 한결같이 그들에 대해 아주 불쾌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정 떨어진다는 말을 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예전에 마광수교수의 글에서도 그런 내용이 있었다. 마교수도 중앙일보 기사에 나오는 사람들과 마찬가지의 경험을 했다고 한다.

제비라는 동물도 비록 미물에 불과하나 자기에게 불행이나 상처를 안긴 곳에다가는 절대로 다시 둥지를 틀지 않는다. 또한 다른 제비들 역시 날아들지 않는다. 하물며 사람이야 오죽하겠는가. `인재를 귀하게 대우하여 흥한 연나라`와 `인재를 천하게 대우하여 큰 상처를 입은 새정치연합`의 차이가 이와 같다.

좌파진영사람들이 이런 비판에 직면하게되면 그들의 입에서 나올 말은 뻔하다.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해달라`는 말 말이다. 그들은 항상 이런 식으로 자기합리화를 한다. 우파진영문화가 있듯이 좌파진영문화도 인정해야 다양성있는 사회라는 식이다. 그들은 곧 죽어도 잘못했다 미안하다 시정하겠다는 말을 절대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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