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보 詩 "가랑 잎"
- 저무는 가을이 아쉽다
[詩]. 가랑 잎 구담(龜潭) 정 기 보
한 여름에 무성한 풀잎으로 바람에 한들거리다가
태양이 멀리 저무는 날
울긋불긋 오색 풍경을 그리고는
낙엽은 찬바람과 함께 사라져갔습니다.
산새들새 산짐승 풀벌레들의 놀이터가 되었다가
북 넠녁 찬바람이 몰아치는 날
한잎 두잎 견디질 못해 떨어지누나
낙엽이 진 거리를 밟으며 무엇을 느끼느냐
휘 몰아치는 바람결에 이리딩굴고 저리뒹굴고는
낙엽의 최후는 가랑잎 입니다.
집집이 대빗자루로 쓸어내는 소리 들리고
가랑잎은 쓸모없는 버림이 종점이었다.
내 삶의 길이 뒤돌아볼 틈 없이 멀리도 왔구나.
어느새에 이렇게 나이 만 먹었을 까
흰 머리 잔주름을 마주보면서
가랑잎과 한 인생 길 어이 그리 같을 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