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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1-12-21 17:5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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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를 마무리하는 12월, 정치권을 비롯한 여러 영역에서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불가사의한 일들이 이어졌다. 그러더니 덜커덕 김정일 사망 소식이 들려온다. 김정일 정권의 소멸이 어떤 시대의 신호가 될지 점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이는 북한의 주인인 주민들 마음에 달려있고,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먼저 민주당이 죽기 살기로 한미FTA를 반대하고, 대통령 비준이 끝나고서도 무효화를 한다며 거리를 휩쓸고 다니는 행동이다. 바로 자신들이 집권하던 시절 100% 미국과 협상해서 체결한 협정이다. 미국의 압력에 못 이겨 체결한 것도 아니고 노무현 대통령이 당당히 앞장서서 밀어붙인 협정 아니던가.

당사에는 큼지막하게 노무현의 사진을 걸어놓고 비준을 추진하는 이명박 정권을 향해 매국노라고 소리 지른다. 그들이 잘 쓰는 용어 ‘원조’를 붙여 물어보자. 그러면 원조 매국노는 누가 되는가를. 사진을 떼든지, 그런 행동을 하지 말든지 해야 하는데, 참으로 불가사의하다.

민주당이 벌이는 통합의 모양새도 불가사의하다. 우선 의원이 한명도 없고 당원이라야 400명 정도이며, 그나마 급조된 정당이 제1야당을 사실상 흡수하였다. 얼마 전 신문, 방송에 나왔던 사진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뱀이 악어를 삼켰는데, 결국 소화를 시키지 못하고 배가 터져 뱀도, 악어도 죽어있는 사진이었다. 소(小)가 대(大)를 삼킬 수도 있는 시대라지만, 참으로 불가사의한 일이다. 급조된 작은 정당을 이끄는 사람들도 대부분 노무현 정권의 핵심들이니, 그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그들도 쑥스러웠는지 통합의 주체에 한국노총을 끼워 넣었다. 그러나 이는 웃을 수도 없는 넌센스 아닌가. 정당의 통합은 정당법에 따라 정당끼리 하는 정치행위이다. 한국노총은 정당법과 아무 상관이 없는 노동법상의 노동단체이다. 정당과 노동단체가 통합한다는 것은 동서고금에 없는 이야기이고, 이론상으로도 성립되지 않는다. 하도 어이가 없어 중앙선관위에 물어보았다.

혹시 한국노총이 만든 정당이 있어 그 정당과 통합한다는 이야기인지. 그러나 한국노총이 지난 선거 때 만들었던 정당은 이미 소멸되어 존재하지 않는다는 답변이었다. 아무리 선의로 생각해도 국민을 현혹시키는 정치 쇼로 밖에 볼 수 없다. 민주노동당이 진보통합을 하면서 민주노총을 통합의 주체로 하지 않았다. 그런데 민주당은 이 불가사의한 일을 저질렀다. 더 불가사의한 것은 우리 사회 지성 어느 곳에서도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민주당이 전당대회에서 의결정족수에 관하여 내린 유권해석이다. 재적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과반수의 찬성에서 출석은 투표행위에 참여한 숫자를 의미한다. 그러나 민주당은 대회장에 입장한 것을 출석으로 해석했다. 매일 국회에서 투표를 통해 의결을 하는 사람들이 ‘입장’과 ‘출석’을 혼동하고 있으니 참으로 불가사의한 일이다.

일부에서 법원에 판단을 구했다고 하는데, 사법도 자꾸 정치화하는 세상이라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모르겠다. 문득, 이승만 정권시절 사사오입(四捨五入)개헌파동이 생각난다. 아직도 힘으로 우기면 통하는 정치가 지배하는 시대일까.

서울시장 선거 때 중앙선관위 홈페이지를 마비시킨 디도스 공격을 한나라당 의원의 9급 운전비서가 지시했다는 뉴스가 우리를 경악시켰다. 한나라당이 그런 짓을 할 수 있을까. 일개 9급 비서가 윗선의 지시 없이 사이버 테러를 감행할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그 의원은 자기가 연루되었다면 의원직을 사퇴한다고 기자회견을 하는데, 연루 여부를 제일 잘 아는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 아닌가. 그리고 연루되었다면 바로 감옥에 가야지 무슨 의원직 사퇴인가. 이 중대한 사태 앞에 어찌 그리 한가한 이야기를 하는 걸까. 참으로 불가사의한 일이 이 나라의 집권당에서 벌어졌다.

경찰의 수사발표가 우리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그 9급비서가 단독으로 범행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그런 범행을 실행하려면 지시한 측으로부터 상당한 돈을 받았으리라는 것은 상식이다. 그 돈의 출처를 밝히면 배후가 규명된다. 그러나 경찰은 이 부분에 관하여 침묵했다.

얼마 후 그 비서와 범행을 실행한 전문가들 사이에 억대의 돈거래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경찰의 해명이 가관이다. 수사에서 그 사실을 알았지만 양자 사이의 단순한 돈거래여서 무시했다는 것이다. 9급비서와 실행자 사이에 억대의 돈이, 그것도 범행의 시기에, 범행과 아무 상관없이 거래되었다?

이를 믿을 만큼 우리 국민이 바보이든지, 아니면 이를 믿으라고 하는 경찰이 바보이든지, 분명 둘 중의 하나는 바보일 것이다. 검찰로부터 수사권독립을 외치는 경찰이 어찌하다 이렇게 되었는지, 참으로 불가사의하다.

민노당 소속 한 의원이 회의가 진행 중인 의사당에 최루탄을 투척했다. 이는 명백히 의회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테러에 해당한다. 그 의원의 말이 걸작이다. 폭탄이 없어 최루탄을 던졌다는 것이다. 그는 일약 영웅이 되어 거리를 활보하고, 국회는 주눅이 들어 누구 하나 단호히 대응하자고 주장하지 못한다.

겨우 교섭단체도 아닌 자유선진당이 주도하여 윤리위원회에 회부했을 뿐이다. 우리 몸에 작은 가시 하나만 박혀도 즉각 반응을 통해 방어한다. 의회주의 전당인 국회가 이 중대한 테러를 당하고도 아무 반응을 할 줄 모르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불가사의한 일이다.

서해에서 중국 어선들의 불법어업을 단속하던 우리 해경 한명이 살해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말이 어선이지 우리 해경의 단속을 저지하기 위한 온갖 장비를 다 갖추고 있다. 또 웬 어선들이 떼로 몰려다니며 빨간 중국 5성기를 펄럭이고 있는지 의아하기만 하다.

중국 선장은 과실로 이청호 경사를 죽인 것이 아니라 고의로 살해한 것이다. 명백한 살인사건이다. 인해전술 같은 불법조업 배후에는 중국이 있다. 우리는 중국에 대해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 자칭 진보시민단체는 약속한 듯 일제히 침묵한다. 명백히 과실에 의한 교통사고였던 두 여중생의 죽음 앞에서는 그토록 미국을 압박하던 사람들이 명백한 살인에 의한 해경의 죽음 앞에서는 중국에 대해 단 한마디도 항의하지 않다니! 참으로 불가사의한 일이다.

내년은 임진년, 흑룡의 해라고 한다. 건강한 상식이 힘을 얻고 더 이상 불가사의한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북한 땅에도 상식이 통하고 자유와 시장의 확대를 통해 바람직한 변화가 봄처럼 찾아오기를 기대한다.

2011. 12. 21

이 인 제

서울시 영등포구 의사당대로 1 (여의도동) 1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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